[빅데이터뉴스 김태영 기자] ‘간통과 부정 청탁에 뇌물이 있었던 황희 정승도 세종대왕이 감쌌기에 명재상이 됐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장수황씨 문중에 반성을 제출하며 사과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은 24일 SNS(트위터, 페이스북)에 “의원된 지 3년 만에 처음 쓴 반성문, 장수황씨 문중에 송부”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본 의원이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황희 정승을 언급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500여년 전에 돌아가신 명재상 황희 정승을 폄하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 총리 선출절차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우리는 왜 인물을 키우지 못하는지 개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황희 정승 후손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저도 김녕김씨 충의공파 27세손으로 훌륭한 조상을 두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이번 일로 인해 황희 정승과 장수황씨 문중의 명예에 더 이상 흠이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김진태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사청문회 때문에 여러 명이 낙마됐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야당이 있는 한 총리 후보를 박지원 의원으로 하기 전에는 아마 계속 반대할 갓”이라며 “이게 정말 문제”라고 인사청문회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일국의 총리는 인품도 갖추고 훌륭한 분이 와서 잘 끌어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정말 훌륭한 분들은 안 하려고 해요. 이것저것 다 뒤집어서 사소한 것부터 온갖 걸 다 쑤셔놔 점잖은 선비들이 이걸(총리) 하려고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이래서 정말 우리가 인물을 키우지 못하고 오히려 씨를 말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조선시대에 명재상으로 추앙받는 황희 정승이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뭐 간통도 하고 온갖 부정 청탁에 뇌물에 이런 일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세종대왕이 이분을 다 감싸고 해서 명재상을 만들었다”고 황희 정승을 거론했다.
한편, 장수황씨 대종회 황병연 사무처장은 2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 들었을 때 황당했다”며 “방촌 황희라는 양반은 청백리의 표상이고 또 정승의 표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입에 오르내린다는 데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울분을 토했던 것 같다”고 김진태 의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되자 김진태 의원이 비서관을 통해 전화로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황병연 사무처장은 어이없어 했다.
황 사무처장은 “김진태 의원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본인이 방송에서 남의 조상인 명재상을 충분히 폄하해 놓고,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민 앞에 서서 내가 국민의 대변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사과를 하려면 김진태 의원이 직접 해야죠. ‘내가 역사 기록을 잘못 봐서 우를 범했다. 황희 정승한테 상당히 죄송하고 종친들한테 미안하다’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