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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철의 펀치펀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누구 탓인가

2023-01-02 10:48:59

문인철 위원
문인철 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8월 말 이재명 의원은 당 대표가 되었다. 대표가 된 지 4개월이 지났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은 당연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날 기미는 전혀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답보상태다. 지난해 12월 3주차에 41.1%, 4주차 41.2%, 마지막 5주차 40.0%이다. 리얼미터 조사다. 새해를 맞이한 윤석열 정부는 아쉬울 것이다. 40%대 중반으로 치고 나갔으면 했을 것이다. 지지율이 미세하게 하락한 것은 지난 29일 일일조사에서 37.9%로 떨어진 탓이 크다. 하락 이유를 분석해보았다.

본지가 데이터앤리서치에 의뢰한 빅데이터도 함께 보았다. 빅데이터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 관련 연관키워드는 북한 무인기가 압도적으로 높다. 북한 무인기 5대가 12월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 중 1대는 서울 북부지역까지 비행했고 나머지 4대는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수 시간 동안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무인기를 겨냥해 총 100여 발을 사격했으나 격추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27일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며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께서 잘 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많은 국민은 남 탓하는 모습으로 보았다. 이 발언 이후 지지율이 조금씩 빠지다가 29일에는 37.9%가 되었다.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평가하면 수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부정평가 중 국민 감성을 건드린 하나가 있다. 바로 ‘내로남불’이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에도 등재된 용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문재인 정부는 수없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공격했다. 자신들의 치부를 감출 때 특히 더했다. 오죽했으면 내로남불 정권이라고도 명명됐을까. 이처럼 남 탓만 했던 정권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삼가지 않으면 국민은 내로남불 이라고 생각한다. 전임 정부의 문제점은 언론에 맡기면 된다. 남 탓을 하면 속은 편할지 몰라도 국민이 싫어한다.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실력을 보고 싶어 한다. 남 탓을 안 한다 해서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 정치를 잘해야 국민이 좋아한다. 당연한 정치 중 하나가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다.

통상적이라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진작 만났을 것이다. 언론에서도 “대통령은 야당 대표를 만나라”고 성화였을 것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한 예산과 법안을 논의했을 것이다. 협치까지는 아니더라도 협상과 타협은 충분히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없었다. 새해를 맞이하는 2023년 정초인 지금도 전혀 움직임이 없다. 정치가 실종되었다. 윤 대통령 탓일까. 이 대표 탓일까.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없다. 오늘의 정치 현실이다.

이재명 대표는 1월 중 ‘성남FC 불법 후원금’ 관련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사업, 변호사비 대납, 쌍방울 그룹 횡령·배임 의혹 등 총 9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건으로 조사를 받는 야당 대표는 이제껏 전혀 없었다. 시중에는 “제1야당 대표를 감옥에 넣을 수 있을까”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정치에서는 있을 수 있는 말이다. 야당 대표이니까 감옥에 넣지 않고 야합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불가능하다. 사회가 워낙 투명해졌다. 죄가 없는 야당 대표를 감옥에 넣을 수 없다. 또한 죄가 있는 사람을 야당 대표라 해서 감옥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다. 짧은 시간 무마될 순 있다. 그렇지만 계속 숨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고, 야당 원로들을 만나서 국정을 논의하는 그림은 참 좋다. 대통령의 정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수사를 문재인 정부 때부터 받고 있다. 정치 탄압이라 할 수도 없다. 검찰에 출두하려 하는 야당 대표를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대통령의 정치를 보여주기 힘들다. 윤석열식 정치가 보이지 않는 배경이다. 검찰 조사가 빨리 마무리 되어야 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서 늘어지는 것은 국민 피로감을 높인다. 결론을 올해 상반기에 내지 않으면 여러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은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눈을 돌려봐야 한다. 민주당에는 원내대표가 있다. 상임위원장도 있다. 민주당이 바로 받지는 않을 거 같다. 그래도 일단 대통령실에서 추진하라고 조언한다. 대통령의 정치를 보고 싶다.

<문인철/빅데이터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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