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김민정 기자] 자이글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자이글 주가는 종가보다 3.3% 내린 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이글의 시간외 거래량은 5895주이다.
자이글이 2차전지 시장 진출 이후 추진한 자금조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펀드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는 지난달까지 총 세차례 납입일이 연기됐다.
기존 주주는 낮은 유상증자 발행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반면 신주를 배정받게 될 미국 펀드는 증자 발표 이후 식어버린 주가에 불안감이 커진 분위기다. 자이글은 납입 지연에 대해 미국 펀드가 '자이셀 조인트벤처' 투자자를 추가 유치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밀린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이글은 지난 4월 유상증자 발표 이후 지난달까지 총 세차례 납입일을 연기했다. 애초 5월 15일로 명시했던 납입일은 9월 25일로 네달 이상 미뤄졌다.
납입일 변경은 제3자 배정 대상자인 '엑스티 이에스에스 펀드(XT ESS FUND)'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주당 1만7040원에 신주 176만563주를 취득해 총 300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모집자금의 63억원은 채무상환에 사용되고 나머지를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펀드는 자이글의 구원투수 이상의 지위를 갖고 있다. 펀드 최대주주가 자이글과 함께 미국 조인트 벤처 '자이셀(ZAICELL JV LLC)'에 출자했기 때문이다. 엑스티 계열의 펀드가 자이글의 자금수혈 뿐만 아니라 2차전지 사업도 주도하는 셈이다.
미국 자이셀의 지분은 자이글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를 외국계 투자자가 갖고 있다. 엑스티(XT)볼트가 지분율 30%이고 엑스티 스팩 펀드(XT SPAC FUND LLC)가 지분 40%를 갖고 있다. 엑스티 스팩 펀드가 엑스티 이에스에스 펀드의 최대주주다.
엑스티 스팩 펀드는 최근 자이셀의 추가 출자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엑스티 이에스에스펀드의 유증 참여도 다소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자이글은 투자유치가 이뤄지는대로 늦어도 9월 안에는 약속대로 납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워낙 주가가 고점이었을 때 증자가 진행된 탓에 기존 주주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발표 직전까지 자이글의 주가는 3만원을 넘었다. 4월 3일 종가는 3만1250원이었다. 증자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 제3거래일부터 제5거래일(3월28일~3월30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주가로 해 10%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했다. 주당 1만7040원이 발행가로 책정됐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결정이었다. 이번 딜은 제3자 배정 방식의 증자라 기존주주의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다. 주주를 달래기 위해선 주당 순자산가치 제고 측면에서라도 발행가를 높이는 것이 유리했다. 책정한 발행가로 계산해도 주당 순자산가치가 소폭 상승하긴 하지만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발행가를 더 높일 여지가 있었다.
신주를 배정받게 되는 미국 펀드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자이글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던 시점에 증자를 검토했는데 정작 유상증자 발표 직후에는 오히려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달간 주가는 증자 발행가를 하회할 정도로 빠졌다.
시장에선 애초 펀드의 투자의향서(LOI)를 기반으로 진행된 딜이라 완수될지 여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다만 자이글은 양사간 2차전지 사업의지는 확고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자이글은 지난 3월 정관변경을 통해 2차전지 셀 및 팩의 개발, 제조, 판매 관련 엔지니어링 및 제반 컨설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평택시 모곡동 440-9 소재의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구축물을 취득하기도 했다. 필요한 양산 수량 대비 소규모 설비로 파일럿 생산을 위한 시설이다.
이중 기계장치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미국 조인트벤처 '자이셀'에 양도했다. 미국 자이셀은 한국 자이글의 주요 매출처이자 사업적·영업적 파트너다. 자이셀을 통해 미국 내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셀을 제조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thebigdata@kakao.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