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두산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두산 주가는 종가보다 1.76% 내린 2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의 시간외 거래량은 1777주이다.
최근 두산 그룹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두산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등 내용을 골자로 한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이 지주회사 ㈜두산과 두산로보틱스의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1일 두산은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를 3대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로 하고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선진 시장 고객 접점 확대, 레퍼런스 구축을 통한 매출 증대, 전문 서비스 시장 선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두산밥캣은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산업에 진출해 기존 제품의 기술 혁신 가속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합병 기업이 글로벌 통합 무인화 및 자동화 설루션 제공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는 로봇산업 투자를 원치 않을 경우 매도할 수 있다"며 "두산밥캣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만400원이고 전날 주가는 5만2천원으로 오늘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 로보틱스, 두산밥캣의 주가 하락 시 애초 예상보다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10조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두산밥캣이 자회사로 편입되면 두산로보틱스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올라서게 될 전망"이라며 "북미 시장에서 영업적 시너지를 얻고 고객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데다 재무적 안정성 확보가 예상되는 만큼 두산로보틱스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두산의 경우 두산로보틱스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이 기존 68%에서 42%로 낮아지겠지만, 향후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을 ㈜두산과 일반주주에 현금 배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별 현금 흐름은 좋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두산이 보유한 자사주 18%를 밸류업 정책(기업가치 제고)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안에 대해 “자본시장법의 상장회사 합병 비율 조항을 최대로 악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포럼은 “(두산밥캣 일반주주들이) 매출 규모가 두산밥캣의 183분의 1인 530억원에 불과하고, 무려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두산밥캣 주주는 그게 싫으면 최근 주가로 현금을 받고 주식을 회사에 팔아야 한다. 좋은 회사인데 주가가 낮다고 생각해서, 결국 본질가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믿고 오래 보유하려던 수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로봇 테마주로 바꾸든지, 현금 청산 당하든지 양자 선택을 강요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고 말했다.
즉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안이 두산밥캣 일반주주에게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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