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피엔티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피엔티 주가는 종가보다 1.65% 오른 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피엔티의 시간외 거래량은 8674주이다.
배터리 제조 및 재활용 과정에서 용매를 쓰지 않는 ‘건식’ 공정이 주목받고 있다. 건식 공정은 생산 단가를 낮추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어 차기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4분기 중 건식 공정으로 만들어진 양극재가 들어간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건식 공정으로 만든 4680 배터리 시제품을 탑재한 사이버트럭 차량 테스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최초로 4680 규격을 발표하면서 향후 건식 공정을 적용해 제조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건식 코팅 스타트업인 맥스웰 테크놀로지를 인수해 관련 연구를 이어왔다.
건식 공정은 배터리 제조의 첫 단계인 전극 공정에 적용되는 공법으로 현재 널리 사용되는 습식 공정과 대비되는 방식이다. 습식 공정은 전극을 구성하는 양·음극 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을 NMP(노말메틸피롤리돈)라는 용매와 혼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슬러리를 양극박(알루미늄박), 음극박(동박)에 넓게 펴 바른 뒤 200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해 건조한다.
이에 비해 건식 공정은 별도의 건조 과정 없이 각종 재료를 고체 가루 형태로 만들어 양·음극박에 바로 코팅한다. 습식 공정에 비해 에너지 비용을 약 30% 절감할 수 있고, 건조에 필요한 면적도 작다. 또 습식 공정에 사용되는 용매는 유해 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회수 장치를 갖춰야 하는데, 건식 공정은 관련 장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다.
건식 공정은 이론상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만, 전극 내 각종 입자를 동일한 비중으로 분산해 코팅하기가 어려워 그간 상용화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본격 도입을 예고하면서 향후 업계의 표준 생산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건식 공정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다.
한편 그로쓰리서치는 건식 전극 공정에 대해 기존 방식인 습식 전극 공정을 사용할 때보다 에너지 비용과 공정에 필요한 면적을 줄일 수 있고,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하며 국내 기업 중 피엔티와 씨아이에스를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건식 전극 공정은 2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주목받고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전통적인 습식 전극 공정보다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라며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4680배터리와 함께 건식 전극 공정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건식공정은 건조공정이 불필요하여 에너지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으며, 건조에 필요한 면적도 약 50% 줄일 수 있다"라며 "공정 단순화로 부품 투입 비용을 20% 절감할 수 있으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 제조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건식 공정을 적용한 4680 배터리는 이론적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더 저렴해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라며 "현재 테슬라가 4680배터리 생산에 건식 전극 공정을 실험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도 2028년까지 건식 전극 공정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로쓰리서치는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피엔티와 씨아이에스를 꼽았다.
피엔티는 롤투롤(Roll-to-Roll) 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전극공정 장비와 전지박 및 각종 IT 소재를 생산한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2044억원, 영업이익은 120% 급증한 38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실적 호조는 수주 계약들의 매출 인식 시점에 따른 결과"라며 "최근에도 2차전지 및 소재 사업 수주잔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매출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엔티는 롤투롤 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기존의 외산 장비를 동사 제품으로 대체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3사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에도 공급되고 있으며, 최근 6월에도 660억원 규모의 전극공정장비 계약 체결해 2차전지 사업부 수주잔고가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피엔티는 테슬라 텍사스 공장에 건식 전극 공정용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는 기존에 독일 기업의 제품을 사용해 왔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피엔티의 기술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건식 공정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성장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씨아이에스는 리튬 이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전극 제조 관련 장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라며 " 최근 건식용 코팅 장비(코터) 이전 단계로서 하이브리드 코팅 장비(코터)를 개발 완료했고, 향후 삼원계, LFP, 전고체 배터리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식 코팅 장비의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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