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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바이오, 주가 급등…"주주가치 제고" 자사주 취득에 200억 쏜다

2024-10-15 05:31:09

리가켐바이오, 주가 급등…"주주가치 제고" 자사주 취득에 200억 쏜다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종가보다 1.57% 오른 12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리가켐바이오의 시간외 거래량은 5604주이다.
이는 리가켐바이오가 자사주 취득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내년 10월14일까지 1년간 위탁투자중계 계약을 맺었다.

리가켐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제고와 임직원 성과보상 목적에서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연 매출 13조원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한 일본 제약사 오노약품공업이 최근 한국 바이오기업 리가켐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0일 일본 제약사 오노약품공업과 기술이전·플랫폼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리가켐바이오의 신약후보물질 LCB97과 다수의 신약후보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인 플랫폼을 동시에 수출하는 첫 패키지 계약으로, 전체 계약 규모와 표적 등에 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제약업계는 라기켐바이오의 기술을 사들인 오노약품이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뛰어넘을 차세대 항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고 본다.

오노약품은 미국 제약기업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와 PD-1 면역 관문 억제 방식의 항암제인 옵디보를 공동 개발했다. 두 회사에 따르면 옵디보의 작년 글로벌 매출은 100억달러(약 13조 5020억원) 규모다.
면역 관문은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표시하는 단백질이다. 암세포는 면역 관문에 결합해 정상 세포로 위장한다. 옵디보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면역 관문인 PD-1에 암세포보다 먼저 결합해 억제한다. 이러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한다.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 중 1명인 일본인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가 PD-1의 작용 원리를 밝혔고, 이 연구 성과가 옵디보 개발로 이어졌다.

옵디보는 2014년 흑색종 치료제로 처음 승인된 이후 적응증을 20여 가지 암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옵디보의 주요 물질 특허가 유럽과 미국에서 2027년부터 만료되기 시작한다. 오노약품으로선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통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노약품은 또 다른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BMS와 공동으로 LAG-3 면역 관문을 억제하는 렐라트리맙(Relatlimab)의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BMS와 정맥주사제 옵디보의 특허 만료에 대비해 피하주사 제형도 개발하고 있다.

오노약품이 리가켑바이오에서 도입한 신약후보물질은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 L1CAM을 공략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LCB97이다.

ADC는 암세포와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차세대 항암제 기술이다. LCB97도 정상 세포를 피해 암세포에 가서 달라붙은 뒤 항암 치료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LCB97의 표적인 L1CAM은 신경 분화, 발달·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돌연변이가 생길 경우 신경계 발달 장애가 오고, 종양화세포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자궁·대장·담도·담낭·췌장 등의 암 조직 10~40%에서 발현된다.

LCB97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다. 현재 시장에서 임상시험 중인 L1CAM 표적 약물은 없다. 리가캠의 경쟁자가 아직은 없다는 얘기다.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후보물질을 사들일 때는 통상 임상 1·2상 경과를 지켜보고 계약을 맺는 것을 고려하면, 오노약품이 일찍이 ‘떡잎’을 보고 지갑을 연 셈이다.

오노약품이 LCB97을 인수한 계약은 선급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최대 7억달러(약 9435억원) 규모다. 업계는 ‘빅 딜(big deal, 대형 거래)’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가는 기술 이전 계약 이후 리가켐바이오의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다올증권과 유진증권, DS증권은 11일 현재 12만원대인 리가켐바이오의 목표가를 16만원으로 상향한다는 의견을 각각 냈다. 메리츠증권은 목표 주가를 17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LCB97이 개발될 경우 새로운 작용 원리로 치료를 하는 세계 첫 혁신 신약(First-in-class)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목표 주가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리가켐바이오의 경쟁 ADC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에 인수된 상황이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리가켐바이오와 계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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