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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브랜드 만든다더니" 하림 '더 미식' 5년 적자, 그룹까지 흔든다

하림산업 '더 미식' 동떨어진 메가 브랜드, 돈키호테 전락 더 미식, 5년간 적자 지속…지주사 자금 지원까지, 부담 가중

2025-05-14 17:41:40

하림 '더 미식' 관련 이미지. ⓒ하림
하림 '더 미식' 관련 이미지. ⓒ하림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하림(136480)산업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 미식'이 출범 5년째 누적된 적자에 시달리며 하림그룹의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 연매출 1조5000억원 규모 메가 브랜드로 키우겠다던 김홍국 회장의 구상과 현실은 점점 큰 괴리감을 보인다는 평가다.

더 미식은 부진한 수요 속에 매출보다 손실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림은 더 미식 제품 생산을 전담하는 공장에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미식에 대한 하림의 고집이 그룹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실제 더 미식의 누적 손실은 이미 하림산업뿐 아니라 하림지주(003380)까지 뒤흔드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 하림산업, 퍼스트키친 생산라인 증설…HMR 사업 강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올해 전라북도 익산 소재에 가정간편식(HMR)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퍼스트 키친' 공장에 451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퍼스트 키친 2·3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더 미식'의 즉석밥과 면류 제품은 기존보다 두 배씩 늘어날 예정이다. 하림산업은 HMR 사업을 강화해 지난 2021년 '더 미식' 론칭 당시 목표했던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림산업 투자에 무리가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더 미식은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5년간 흑자를 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지주사(하림지주) 수익성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더 미식 매출은 △2021년 217억원 △2022년 461억원 △2023년 705억원 △2024년 802억원으로 미미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늘어나는 영업손실 규모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하림산업이 제품 판매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무려 1328억원, 매출액(802억원) 대비 약 500억원 높게 나타났다. 팔수록 적자인 구조에 빠진 것이다.

하림산업의 지속적인 적자는 지주사인 하림지주의 재무구조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하림지주는 하림산업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하림산업의 손실은 고스란히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하림지주는 지난 2024년 영업이익 7726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해 하림산업 영업손실이 12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3년 하림지주 연결 영업이익은 5675억원이었지만,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이 1096억원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하림산업을 제외하면 지주사 실적은 안정적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하림산업 '더 미식'이 지주 수익성을 좀먹는 구조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일각에서 하림지주의 '실적 디스카운트'가 사실상 더 미식 브랜드 때문이라 평가되는 이유다. 실제 지난달 하림지주는 하림산업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림지주가 전액 출자하는 방식으로 실적뿐 아니라 자금 측면에서도 직접적인 부담이 된 셈이다.

자회사인 NS홈쇼핑도 자금 수혈에 동원되고 있다. NS홈쇼핑은 지난해 10월 하림산업에 180억원을 대여한 데 이어, 올해 1월 100억원을 추가로 빌려주는 등 하림그룹 내부에서 '더 미식'을 살리기 위한 자금 지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경쟁사 대비 2배 비싼데 '승부수' 아닌 '집착?'

이러한 상황에 하림그룹이 보여주는 행보는 일종의 '승부수'라기보다 '집착'에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림은 '더 미식'을 그룹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들인 비용과 노력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소비자 반응이 냉담한데도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더 미식'이 간편식 시장에서 뒤처지는 이유로 소비자 니즈에 맞지 않는 고급화 전략을 꼽는다. 하림산업은 지난 2021년 더 미식 론칭 당시 더 미식을 HMR(가정식 대체 식품·Home Meal Replacement)이 아닌 HMI(가정식 그 자체·Home Meal Itself) 브랜드로 명명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콘셉트를 강조했다.

'더 미식'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퍼스트 키친은 하림산업의 고급화 전략이 담긴 곳으로 지난 2020년 말 설립 당시 알려진 투자 비용만 무려 1500억원에 달한다. 하림은 '첫 번째 주방'이라는 이름으로 구축한 퍼스트 키친을 통해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을 개척하고자 했다. 하지만 타 브랜드 대비 가격은 높고 별다른 강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더 미식의 대표 제품 '장인라면(1봉지)' 가격은 2200원, '더미식백미밥(210g)'은 2300원으로 대표 경쟁 브랜드 △농심 신라면(1000원) △CJ제일제당 햇반(2100원)보다 최대 2배 이상 높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퍼스트키친 생산 설비 추가는 더 미식 론칭 단계부터 계획됐던 브랜드 라인업 확대를 위함"이라며 "더 미식이 2021년 론칭한 것은 맞지만 출범 초기 판매 제품군이 적었던 만큼, 앞으로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은 브랜드로 지속적인 제품 라인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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