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황인석 기자] “플리에 할게요, 몸 길게 쓰고요.” 거울 앞 수강생들이 천천히 무릎을 굽힌다. 그중에는 20대 직장인 유 씨도 있다. 그는 요즘 퇴근 후 일주일에 세 번, 한시간짜리 발레 수업을 듣는다. 첫 수업을 앞두고는 비용 부담을 크게 가지지 않으면서도 단정히 준비된 모습으로 가고 싶어 테무에서 입문용 용품을 먼저 찾아봤다. 가벼워 보이는 동작과 달리 수업 강도는 만만치 않다. 수업이 끝나면 온몸에 땀이 밸 만큼 운동량이 상당하다.
유 씨는 “몸은 힘들지만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굳은 어깨 등 체형 교정을 위해 시작했는데,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니까 표현하는 즐거움도 있고 운동 효과도 크다. 춤이면서 운동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유 씨와 같이 최근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발레를 취미로 즐기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한때 무대 위 엘리트 예술로 여겨졌던 발레는 이제 소셜미디어와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발레코어(balletcore)’ 트렌드는 발레 연습복과 발레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을 일상 패션으로 재해석했고, 국내에서는 이른바 ‘취발러(취미+발레)’ 열풍과 함께 발레 관련 상품 수요도 늘고 있다.
하지만 유행이 확산될수록 ‘접근성’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많은 입문자에게 가장 큰 장벽은 첫 ‘플리에’가 아닌, 시작을 위한 초기 비용이다.
유 씨 역시 그 점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석 달 수강료만 약 60만 원. 발레 연습복 레오타드는 브랜드와 소재에 따라 7~10만 원대에서 많게는 30만 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꾸준히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최소 두 벌 이상이 필요하고, 발레 슈즈와 타이즈, 가방, 겨울철 레그워머와 워밍업 부츠까지 갖추다 보면 지출은 금세 불어난다. 일부 유튜브 댓글에는 “발레 시작 3회차인데 용품에만 100만 원 가까이 썼다”는 경험담도 올라와 있다.
유 씨는 방향을 조금 달리했다. 고가 제품 대신 필요한 물품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 테무에서 여러 상품을 비교해 연습복과 슈즈를 약 8만 원 선에서 마련했고, 이후 여벌 운동복도 부담 없이 추가했다. 낯설기만 했던 발레 용품도 테무 상품 추천 기능을 통해 하나씩 알아가며 갖추다 보니, 시작이 한결 가벼워졌다.
유 씨는 “처음에는 초기 비용 때문에 발레를 시작하는 게 망설여졌지만, 테무 덕분에 필요한 용품을 차근차근 준비하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주변 지인들에게도 입문용 발레용품은 이렇게 준비하는 걸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감지된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에 따르면, 2025년 12월 한 달간 신규 생성된 발레 관련 모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고, 관련 모임 가입자 수는 약 20배 가까이 늘었다. 청년층 중심 참여가 두드러진 가운데, 지난해 2월부터 충남 서산시 동부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시니어 발레’ 레슨이 시작되며, 참여 연령대도 넓어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테무는 새로운 취미를 시도하는 이들에게 비교적 부담을 낮춘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7월 한국에 진출한 이후 생활용품부터 취미용품까지 600여 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 2025년 2월 도입한 ‘로컬 셀러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국내 판매자가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배송할 수 있는 구조도 마련했다.
발레를 시작한 지 몇 달, 유 씨는 몸의 변화를 조금씩 느끼고 있다. 늘 굳어 있던 어깨가 한결 부드러워졌고, 장시간 모니터 앞에 앉아 흐트러졌던 자세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다음 목표는 토슈즈다. 유 씨는 “발끝으로 서는 토슈즈는 1~3년은 꾸준히 연습해야 신을 수 있다고 들었다”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천천히 실력을 쌓아서 제대로 된 발레 포즈로 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