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2027년 HBM ASP 121% 상승”…AI 수요에 공급 제약 지속 마이크론, 4분기 매출 73조원 사상 최대…SK하이닉스와 D램 점유율 1%p차
마이크론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가격과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해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1%포인트까지 좁히면서 메모리 호황이 업체 간 점유율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7년 HBM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보다 12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서버 수요가 계속 늘면서 HBM과 일반 D램이 제한된 첨단 공정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율 개선과 생산량 확대에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제약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HBM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제품 사양 조정도 가격 상승세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트렌드포스는 GPU·ASIC 업체들이 비용과 공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12단(12-Hi) 대신 8단(8-Hi) HBM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D램 시장도 공급자 우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서버용 고성능 제품에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우선 배정되면서 전체 D램 시장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 마이크론 73조원 매출…D램 2위 SK하닉 턱밑까지
가격 상승은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54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매출총이익률은 86.8%로 전분기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AI 데이터센터와 직접 연관된 코어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은 180억달러로 전분기 115억2400만달러보다 56% 늘었다. 해당 사업부의 매출총이익률은 90%에 달했다. 마이크론은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615억달러를 제시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로 1위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25%, 마이크론은 24%로 2위와 3위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2%에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 中 CXMT도 D램 10%…AI 호황 속 경쟁축 늘어나
또 다른 메모리 시장의 변수는 중국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CXMT의 2분기 D램 매출 점유율은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기존 메모리 업체들이 AI용 고성능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 업체가 일반 D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현재 메모리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HBM에서는 차세대 제품의 수율과 생산능력 확보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고 전체 D램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가운데 CXMT의 점유율 확대까지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론도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메로트라 마이크로 CEO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7~2028년 메모리·스토리지 수급 상황이 2026년보다 훨씬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2027년 생산 물량의 75% 이상이 이미 판매 계약으로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