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매법인 매출 2조385억원…전년 대비 39.2% 증가 용인 R&D 법인 기계장치 취득액 1050억원…3배 이상 늘어
용인 캠퍼스 전경 [사진=램리서치코리아]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의 한국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한국 판매법인의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용인 연구개발(R&D) 법인의 기계장치 취득액도 1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램리서치코리아의 제36기(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은 2조385억원으로 전년 1조4643억원보다 39.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13억원으로 20.5%, 순이익은 2050억원으로 17.9% 늘었다.
램리서치코리아는 미국 램리서치의 국내 판매·서비스 법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공급하고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부품 공급 등을 담당한다. 한국램리서치 유한회사를 올해 4월 흡수합병하면서 국내 사업도 단일 법인으로 통합했다.
램리서치는 웨이퍼에 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식각과 증착 등 반도체 전공정에 필요한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한다. 특히 식각 장비 분야에서 주요 글로벌 업체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1989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사업을 확대해왔으며 2024년 용인 캠퍼스를 개관해 연구개발(R&D), 고객 지원, 기술 교육 기능을 한곳에 모았다.
한국 사업 확대는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나타났다.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의 제7기 영업수익은 2064억원으로 전년보다 3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32.0%, 순이익은 152억원으로 43.9% 늘었다.
특히 유형자산 취득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 사용한 현금은 1353억원으로 전년 913억원보다 48.2% 늘었다. 이 가운데 기계장치 취득액은 1050억원으로 전년 339억원에서 209.9% 증가했다.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는 미국 본사와의 연구개발 용역 계약에 따라 한국에서 발생한 연구개발 관련 비용에 일정 이익을 더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한국에서 발생한 총비용의 110%를 본사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연구개발 법인의 인력과 설비 관련 비용도 늘었다. 종업원 급여는 304억원에서 372억원으로 22.7% 늘었고 감가상각비는 461억원에서 63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구개발 활동을 뒷받침하는 인력과 설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함께 늘어난 셈이다.
램리서치가 한국 내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두 회사는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와 선단 D램, 3D 낸드 공정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라인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입장에서는 양산 장비 공급뿐 아니라 고객사의 차세대 공정 개발 단계에서부터 장비와 공정 조건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선단 공정 전환과 HBM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한국 사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램리서치뿐 아니라 주요 글로벌 장비업체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국내 생산라인 투자에 맞춰 영업·서비스와 기술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한국 법인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5564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늘었고 영업이익은 2817억원으로 34.2% 증가했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업체인 에이에스엠엘코리아의 매출도 91억1834만유로로 29.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억5530만유로로 14.4% 증가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2028년은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동시에 투자를 확대하는 대 CAPEX 사이클"이라며 "선단 공정 수율 확보와 맞물려 글로벌 전공정 장비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동시에 HBM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전환에 따른 국내 소부장의 동반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