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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줌인] 합산 순차입금 4년 새 3.4배 폭증…업황 부진 속 '대규모 투자 기조' 시험대

2026-05-04 09:00:00

철강·이차전지·건설 '동반 부진'...올해 투자 11.3조 역대 최대 예고
"재무안정성 절대수준 우수하나 관리 요구되는 국면"

서울 강남 포스코 사옥 / 사진=포스코홀딩스
서울 강남 포스코 사옥 / 사진=포스코홀딩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포스코그룹의 합산 순차입금이 불과 4년 새 3.4배 폭증하며 15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철강 등 주력 계열사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빚에 기댄 그룹의 '대규모 투자 기조'가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사 체제 전환 직전인 2021년 말 4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그룹 순차입금은 2022년 6조5000억원, 2023년 9조3000억원, 2024년 12조5000억원을 거쳐 2025년 말 기준 15조1000억원까지 치솟았다. 4년 만에 빚만 10조6000억원이 급증한 셈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연결기준 그룹 매출액은 2022년 84조7500억원을 정점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3년 77조1270억원, 2024년 72조6880억원, 2025년 69조950억원으로 2022년 대비 누적 감소율이 18.5%에 달한다. 최대치 대비 15조원 이상이 증발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재무 지표마저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포스코그룹 전반의 자금 통제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빚을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021년 말 0.3배의 우량한 수준에서 2025년 말 2.4배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순차입금/EBITDA'가 1.0배라면 1년 치 영업 이익으로 빚을 모두 청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통상 이 지표의 급격한 상승은 기업의 기초 체력이 저하됐거나 차입 규모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위험 신호로 읽힌다.

수익성은 더욱 가파르게 악화됐다. EBITDA는 2021년 약 13조1000억원에서 2025년 약 6조4200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률은 2021년 고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2025년 현재 한 자릿수 초반대로, EBITDA/매출액 비율은 한 자릿수 후반대로 각각 하락했다.

사업부문별로 들여다보면 부진의 구조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룹 매출의 52.8%, EBITDA의 67.7%를 담당하는 철강부문은 고부가 제품 믹스 확대와 원가 통제에 힘입어 2025년 수익성을 소폭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차전지 소재부문의 영업적자 심화와 건설부문의 적자전환이 뼈아팠다.

순차입금 급증의 배경에는 투자는 확대 중이지만 수익성은 하락하는 재무 구조가 자리한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2022년 지주체제 전환 이후 공격적 투자행보를 이어왔다. 포스코그룹의 연간 투자규모는 2020년 3조5000억원, 2021년 3조9000억원에서 2022년 6조7000억원으로 도약한 뒤 2023년 7조7000억원, 2024년 8조4000억원까지 꾸준히 확대됐다. 2025년에는 7조2000억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으나 여전히 2022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배당금 지급 후 남는 EBITDA는 투자 확대 기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정체 혹은 감소세를 보였다. 그룹은 연간 1조원 규모의 경상 배당금 지급도 이 기간 내내 유지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실적 개선이 제약된 상황에서 향후 투자계획까지 감안하면 그룹 차입부담 확대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며 "투자규모 및 재무부담 통제 수준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이 올해 집행 예정인 투자규모는 1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부문별로는 철강이 약 6조7800억원(60%), 이차전지 소재가 약 2조6000억원(23%), 인프라 1조4700억원(13%), 기타 4500억원(4%) 순이다. 포스코의 250만톤 규모 광양 대형 전기로(6000억원)는 이미 2024년 착공해 올해 6월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포항 HyREX 수소환원철 데모플랜트(8500억원)는 올해 착공해 2028년 이후 가동 예정이다. 인도 JSW와의 연산 600만톤 규모 일관밀 합작투자(총 73억달러)는 2031년 전후 준공이 목표다. 현대차그룹과 함께 추진하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총 투자액 58억달러 중 포스코 20% 참여)는 올해 착공해 2029년 상업 생산에 나선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2단계 상공정(1조원 내외, 올해 4분기 준공), 캐나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2단계 설비 증설, 호주 Mineral Resources JV를 통한 리튬 정광 확보가 올해 상반기 중 자금 집행을 앞두고 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제2 LNG터미널(9300억원)이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포스코그룹은 차입부담 증가에 대응해 저수익 사업·비핵심 자산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45건 완료로 6625억원을 창출했으며 2025년에는 28건으로 1조1094억원을 확보했다. 2025년 주요 내역은 베트남 석탄발전소 매각 등 인프라 17건에서 4056억원, 피앤오케미칼 지분 매각 등 이차전지 3건에서 1558억원, NSC 주식 매각 등 기타 2건에서 4693억원을 각각 거둬들였다. 그룹은 2025년까지 누적 73건으로 1조8000억원, 2028년까지는 누적 128건으로 2조8000억원 현금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2026~2028년 추가 구조조정을 통한 현금 창출 목표액(약 1조원)이 2026년 한 해 투자계획 11조3000억원의 약 9%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은 변수다.

서민호 수석애널리스트는 "(포스코그룹이) 대외여건 불확실성 등으로 영업현금흐름 개선 폭이 제한되고 향후 그룹 투자계획을 감안할 때 차입부담의 단기간 내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우수하며 풍부한 자본여력이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최근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누적되는 만큼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올해는 신규 설비 가동과 구조개편 효과로 이익 규모 확대는 예상되나 주요 사업 업황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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