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전기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약 4500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신호 간섭(노이즈)을 줄여 전자기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수동부품이다. AI 서버는 고성능 연산 과정에서 순간적인 전력 변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 제어를 담당하는 MLCC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10배 이상 많은 MLCC가 탑재된다. GPU 한 개당 2만 개 이상, 서버 랙 기준으로는 최대 60만 개가 사용된다. 제한된 실장 면적에 많은 부품을 배치해야 해 초소형 제품이 요구되며 고발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105℃ 이상의 고온, 100V급 고전압, 높은 휨 강도 등을 갖춘 고신뢰성 제품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기술적 요구사항으로 AI 서버용 MLCC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약 2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 난도가 높은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는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AI 서버용 MLCC 수요 확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고사양 MLCC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이 체결된 것도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 MLCC가 AI 시대 핵심 부품으로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고객 요구에 맞춘 차세대 선단 제품을 앞서 개발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자체 소재·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초소형·초고용량·고온·고전압 특성을 갖춘 AI 서버용 MLCC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과 추가 공급 확대 방안도 협의하는 한편 AI와 전장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AI 서버 시장 확대에 따른 고사양 MLCC 수요 증가로 글로벌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일본 무라타제작소는 수요가 생산능력의 두 배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으며 타이요유덴과 대만 월신 등 주요 업체들도 고사양 제품 중심의 생산 전환에 따라 올해 들어 범용 MLCC 가격을 5~35%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