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100%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판결 확정 시 2대 주주 등장 특별결의부터 대규모 투자·M&A까지 의사결정 구조 변화 불가피 개발사 인수·IP 투자 활발한 게임업 특성상 장기 전략 영향 주목 원만한 합의 땐 ‘오너 리스크’ 해소…IPO 등 선택지 확대 가능성도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스마일게이트 사옥 전경. 사진=스마일게이트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이혼소송 1심에서 보유 지분 35%를 배우자 이모 씨에게 넘기라는 판결을 받으면서 회사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판결 확정 시 법인 흡수합병이나 회사 분할, 정관 변경 등 주요 사업 전략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법적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돼 기업 공개(IPO) 등 새로운 선택지가 열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재판장 정동혁 부장판사)는 9일 이 씨가 권 CVO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이 씨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35%로 인정했다. 스마일게이트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돼 권 CVO는 약 2조4867억원 상당의 스마일게이트 지분 35%와 현금 650억원 등 총 2조5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이 씨와 나누게 됐다. 이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국내 이혼소송 재산분할 판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재판부가 스마일게이트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한 데에는 회사 설립과 성장 과정에서 이 씨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씨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초기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됐으며, 20년 넘는 혼인 기간 가사와 양육을 담당했다. 업계에서도 두 사람이 서강대 동문으로 만나 창업 초기부터 회사를 함께 일군 점 등이 이번 판단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스마일게이트가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는 과정에서는 권 CVO와 경영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주된 평가다. 실제로 권 CVO는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한 뒤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등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회사를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시켰다. 권 CVO는 2012년 전후로 당시 지주사였던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외부 주주 지분을 되사들이며 지분 100%를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했다.
특히 게임업계는 특성상 M&A와 지분 투자가 성장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게임은 신작 개발에 수년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반면 흥행 여부를 사전에 장담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이에 검증된 IP나 개발력을 보유한 스튜디오에 투자하거나 인수해 개발 위험을 낮추고, 신규 장르와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이 활발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개발사 투자와 인수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선데이토즈에 총 1565억원을 투자했고, 2019년에는 ‘에픽세븐’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 지분 64%를 1194억원에 사들였다. 올해는 방치형 RPG ‘TBH(Task Bar Hero)’를 제작한 뉴젬 스튜디오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대 주주의 등장은 스마일게이트의 향후 투자 및 지배구조 재편 전략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단순 지분 인수나 자회사 투자는 이사회 결의로 집행할 수 있으나, 피인수 법인을 본사와 완전히 하나로 합치는 흡수합병이나 회사 분할, 정관 변경 등은 상법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이 씨가 35%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단독으로 특별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거부권을 갖게 되므로, 인수한 스튜디오와의 법인 통합이나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 추진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항소와 양측 간 협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장기간 분쟁을 이어가기보다 경영권과 지분, 재산분할 방식 등을 놓고 양측이 이해관계를 조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 오히려 장기간 이어진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인 동시에 흥행 산업이기 때문에 창업주와 성공한 IP가 갖는 무게가 상당히 크다. 그런 측면에서 최대주주의 의사결정과 감각, 어떤 게임을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등이 일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경영권이나 향후 게임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일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권혁빈 CEO가 이러한 문제를 적절히 해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한국 게임산업 전체를 위해서라도 회사 경영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긍정적으로 보면 스마일게이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여러 선택지를 준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