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한시은 기자] 2024년 금융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슈퍼앱'이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사들은 각자 앱을 중심으로 전방위적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AI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는 물론, MZ세대를 겨냥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UX) 혁신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빅데이터뉴스>는 금융권 앱 현황과 미래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편집자주>
일상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한 '올인원' 플랫폼이 바로 슈퍼앱이다. 금융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전통적인 은행 업무에서 나아가 증권 투자, 보험가입, 간편결제까지 아우르는 통합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한금융의 통합 슈퍼앱 '신한 슈퍼쏠(SUPER SOL)'은 올 한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통합 플랫폼으로 착실히 자리잡았다. 모바일뱅킹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신한쏠'의 성공 노하우를 접목한 차별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론칭, 5일만에 가입자 100만명 돌파…출시 6개월 481만명 확보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슈퍼쏠의 3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6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만명(16%) 증가한 수치다.
MAU는 한 달 동안 실제로 앱을 사용한 이용자 수를 보여주는 지표다. 앱이 얼마나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어 금융권에서는 이를 핵심 성과 지표로 삼고 있다. 단순 다운로드 수와 달리 실사용자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앱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슈퍼쏠은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론칭 5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한 달 만에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481만명을 확보하며 금융권 슈퍼앱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초기 이용자들의 서비스 활용 패턴도 슈퍼쏠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출시 첫 달 확보한 300만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을 분석한 결과 은행 서비스(46%) 보다 카드, 증권, 라이프 등 비은행 서비스(54%) 비중이 더 높았다. 시장에서는 통합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슈퍼쏠의 전략적 방향성이 이용자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풀이했다.
신한금융의 슈퍼앱 전략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투 트랙' 접근법이다. 대다수 금융그룹이 통합 앱 출시와 함께 기존 계열사 앱을 없애거나 기능을 축소하는 것과 달리, 신한금융은 슈퍼쏠과 계열사별 전문 앱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각 그룹사 디지털 앱 명칭을 통합시킨 점이 눈에 띈다. 기존 은행앱이던 '신한SOL'은 신한SOL뱅크, 카드앱 '신한 Play'는 '신한 SOL페이', 신한투자증권의 신한 알파는 '신한 SOL증권', 신한라이프의 신한 스퀘어는 '신한 SOL라이프'로 각각 변경했다.
신한쏠뱅크가 MAU 1000만명을 돌파하며 모바일뱅킹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계열사 앱의 전문성은 살리되 통합 플랫폼의 편의성도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
이처럼 슈퍼쏠은 사용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으며 구글스토어 4.6점, 앱스토어 4.5점의 높은 고객 만족도를 기록 중이다. 기존 쏠뱅크의 평점(구글스토어 4.6점, 앱스토어 4.8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두 앱 모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 슈퍼SOL 앱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펴보니 "통합돼서 편하다", "기존 이용자라면 써보길 추천", "다른 기능도 더 모이면 좋을 듯"이라는 댓글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따로 사용하던 어플을 하나로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으니 한눈에 쏙 들어오고 편하다는 후기도 다수 포착됐다.
다만 핵심 기능 관련으로는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슈퍼쏠의 경우 각 그룹사 앱 일부 기능만을 제공해 개별앱의 더 많은 기능을 추가되길 바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러한 성과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이끈 신한금융의 디지털 혁신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더 쉽고 편하게 신한을 찾아 주실 수 있도록 다양한 앱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하고 유니버설 간편 앱 신한 슈퍼SOL을 새롭게 출시했다"며 "담대심소(膽大心小)의 마음가짐으로, 도량은 넓고 크되 마음은 늘 작은 부분까지 깊이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금융 서비스 확대로 일상 속 플랫폼 도약
신한금융의 혁신은 비금융 서비스 영역에서도 돋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인천공항공사와 협력해 도입한 안면인식 출국 서비스 '스마트패스'다.
스마트패스는 슈퍼쏠 앱에서 안면정보와 여권을 사전 등록하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과 탑승구를 여권과 탑승권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7월 처음 도입된 이 시스템은 공항 이용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부터는 일상적인 접속 빈도가 낮은 금융 앱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만보걷기', '물마시기', '출석퀴즈' 등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슈퍼쏠'로 일원화하며 고객의 일상 속 앱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산림복지시설, 국립생태원 등 공공서비스까지 더해지며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슈퍼쏠은 출시 당시 그룹사 핵심 기능을 담은 형태로 출시됐고 추후 슈퍼쏠에서 가능한 업무의 커버리지를 확대하려고 한다"며 "고객들이 늘어난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AI와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UX·UI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