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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50년 돌아보기-47] 컨테이너선 초대형화, 얼라이언스 체제 재편

2026-05-19 09:09:59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세계 해운시장 경쟁구도 대변화
메이저 선사 1.8만~2.2만TEU급 초대형 컨선 발주
대형선사끼리 동맹, 2M·OCEAN·THE 얼라이언스 체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동반 위기, 韓 해운업 붕괴 위기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운반선. 사진= HMM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운반선. 사진= HMM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세계 해운시장에서 2016년은 매우 엄중한 의미가 있는 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해운시장의 경기 침체가 ‘바닥’까지 떨어진 해이며 동시에 해운시장의 질서가 완전히 새로운 구도로 재편된 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가고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시작하면서 국가 해운업이 붕괴 위기에 직면한 해이기도 했다.

해운 시황이 바닥까지 내려앉았다는 사실은 여러 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컨테이너 무역의 경우 2016년까지 수요가 둔화하며 운임이 급락했다. 컨테이너 스폿운임의 지표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2016년 3월 18일 400.43으로 가장 낮은 숫자를 기록했다. 벌크 시황도 다르지 않았다. 벌크 운임을 나타내는 BDI(발틱운임지수)는 2016년 2월 10일 사상 최저치인 290포인트까지 추락했다. 2008년에 기록했던 고점이 1만1793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라 할 만했다.
해운 운임은 2017년 이후 얼라이언스 재편과 공급조절의 영향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2016년은 장기 불황의 끄트머리에 있는 해가 되는 셈이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016년에 전 세계 해운사들은 대부분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많은 해운사가 수 년 간 누적된 대규모 매출 부진과 적자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해운·물류 분야의 시장분석기관인 드류리(Drewry)는 2012년 2180억 달러 수준이던 업계 매출이 2016년에는 1430억 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았다고 분석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낮은 운임으로 인해 수익성도 최악이었다.

이런 상황에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선사들은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선박의 초대형화에 박차를 가했다. 수년 전부터 규모의 경쟁에 치중했던 선사들은 2010년대 중반 무렵에는 1만8000~2만2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투입하며 초대형화에 속도를 냈다. 머스크가 2013년 1만8000TEU급을 투입한 데 이어 MSC, CMA-CGM, COSCO 등도 초대형 선박을 앞다퉈 도입하면서 규모의 경쟁에 가세했다.

선사들이 선박의 초대형화를 서두른 가장 큰 이유는 운항비 절감에 있었다. 초대형선을 투입하면 한 번에 많은 화물을 저속으로 나를 수 있어 약 30%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단위당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는 점 때문에 비용경쟁력의 핵심 수단으로 초대형화를 추진한 것이다. 동시에 해운 경기가 호전되었을 때를 대비하는 효과도 있어, 선박의 초대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해운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컨테이너 운반선의 대형화 추세. 사진= HMM 50년사
컨테이너 운반선의 대형화 추세. 사진= HMM 50년사
2010년대 중반 시기를 특징짓는 세계 해운시장의 커다란 변화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글로벌 얼라이언스(Alliance) 체제의 지각변동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불황을 겪은 각국의 선사들이 규모의 경제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상호 협력체제를 강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 해운시장이 본격적으로 얼라이언스 중심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배경이 되었다. 그 결과 기존의 느슨한 협력체는 해체되고 소수의 초대형 동맹으로 재편되면서 세계 해운 질서가 새롭게 정립되었다.

해운질서 재편의 서막을 연 것은 2013년에 머스크와 MSC, 그리고 CMA-CGM 등 세계 해운업계의 최상위 3개 선사가 공동운항을 위해 추진한 ‘P3(Project 3) 네트워크’ 구상이었다. 이 네트워크는 해운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초대형 협력체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4년 6월 중국의 공정거래 당국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하면서 무산되었다.
그러자 같은 해 7월, 머스크와 MSC 두 회사가 새로운 협력체 ‘2M 얼라이언스’를 결성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M은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대서양 항로 등 주요 항로에서 선박과 슬롯을 공동운항하는 형태로, 2015년 1월부터 운항을 개시했다. 2M 얼라이언스는 기존의 CKYHE·G6 등 중형 얼라이언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통합 운영 방식을 보여주며 해운 얼라이언스의 대형화 경쟁을 촉발했다.

2M이 출범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일본·중국계 선사들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얼라이언스 결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하여 2016년 초 CMA-CGM·CSCL·COSCO·에버그린·OOCL 등이 ‘OCEAN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비슷한 시기에 하팍로이드·양밍·NYK·MOL·K-Line 등도 ‘THE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이 두 연합체는 2017년 4월부터 공동운항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G6와 CKYHE는 해체되고, 세계 주요 항로는 새로운 3개 얼라이언스 중심의 구도로 재편되었다. 심각한 재무위기에 직면해 있던 현대상선은 동맹에서 배제되었다.

이 시기에는 얼라이언스 결성과 맞물려 주요 선사들 간의 통합 또는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일어나 초대형 선사가 속속 탄생했다. COSCO와 CSCL(China Shipping)이 합병해 2016년 2월 China COSCO Shipping으로 재탄생했고, 하팍로이드는 범아랍계 선사인 UASC와 합병했다. 2017년에는 머스크가 독일의 Hamburg Süd를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했고, 같은 해에 NYK, MOL, K-Line 등 일본의 3개 선사가 컨테이너사업부를 통합해 ONE(Ocean Network
Express)를 설립했다. ONE는 2018년 4월부터 통합 운항을 시작했다.

글로벌 해운사 변동 사항. 자료= HMM 50년사
글로벌 해운사 변동 사항. 자료= HMM 50년사

선사들은 단독 선사로는 경쟁력이 취약해질 것을 우려하여 ‘더 큰 선대’를 갖추기 위해, 나아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항로를 확대하며 비용구조 개선과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2010년대 중반 무렵의 세계 해운시장은 △2M(머스크, MSC) △OCEAN 얼라이언스(CMA-CGM, COSCO, 에버그린, OOCL) △THE 얼라이언스(하팍로이드, ONE, 양밍) 등 3개의 거대 얼라이언스 체제로 재편되었다. 이때부터 해운동맹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체제로 전환되었고, 해운동맹이 해운시장 구조를 사실상 주도하는 구도로 정착되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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