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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V2G 시범서비스 구축…"전기차로 전력 되판다"

2026-07-08 16:02:18

“국내 V2G 상용화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V2G(Vehicle-to-Grid) 시범서비스의 충·방전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면서 국내 V2G 실증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시범서비스는 연구소나 제한된 실증 부지가 아닌 일반 고객 가정에서 진행돼 실제 생활 환경에서 전기차와 전력망 간 양방향 충·방전을 구현하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을 통해 충전 패턴과 배터리 활용 방식 등을 분석해 활용할 계획이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전력 수요가 낮은 심야 시간대에는 차량을 충전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V2G는 발전 연료 수급 안정화는 물론 전력망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를 이동형 배터리가 아닌 분산형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 인프라의 새로운 축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실증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V2G 기술의 실제 적용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상용화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V2G가 본격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가 대규모 분산형 전력 자원으로 활용되면서 기존 발전설비와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보완하고 경제적·사회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10kW급 양방향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10만 대가 동시에 1시간 동안 방전할 경우 최대 1GW 규모의 양수발전 또는 대용량 ESS에 맞먹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1GW는 대형 발전설비 1기의 출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약 80만 명이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30년 약 42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산식을 적용하면 전기차 420만 대는 1GW급 발전설비 42기에 해당하는 유연 전력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경제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42GW 규모의 전력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가정하면 양수발전에는 약 84조 원이 필요하지만 V2G는 약 5조4600억 원 수준으로 가능해 최대 78조5000억 원의 설비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 인프라 구축 기간에서도 차이가 크다. 1GW 규모 구축에 양수발전은 7년 이상, 고정형 배터리저장장치(BESS)는 6개월 이상이 필요한 반면 기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를 활용하는 V2G는 약 1개월이면 구축이 가능하다. 실제 활용 규모는 참여 차량 수와 이용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전력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현대차 아이오닉 9과 기아 EV9 보유 고객 40명을 대상으로 V2G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참여 고객들은 국내 최초로 일반 가정에서 차량 배터리와 전력망 간 양방향 충·방전을 경험하고 있다.

참여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EV9 차주인 40대 남성은 "충전기를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방전이 이뤄져 기존 충전과 큰 차이가 없고 사용도 편리하다"며 "최저 배터리 잔량을 설정할 수 있어 방전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V2G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기차가 전력시장 참여 주체나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차량이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더라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누가 어떤 자격으로 전력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지 공급한 전력에 대한 정산과 보상은 어떤 기준으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제도도 마련되지 않았다.

산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V2G가 국가 전력망을 보완하는 분산형 전력 자원으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국내도 제주 실증에 머물지 않고 전국 단위로 확산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와 정산 체계를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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