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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선박 수출 14년 만에 年 300억 달러 달성하나

2026-07-21 11:08:54

올 상반기 수출액 146억 달러, 전년동기 대비 20% 성장
하반기 수출 물량 더 많아 300억 달러 가능할 듯
글로벌금융위기 기간이었던 2008~2012년 이후 14년만
잃어버린 10년 고난 넘어 제2의 전성기 맞았다는 신호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은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은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의 선박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14년 만에 연간 수출액 300억 달러를 달성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300억 달러 수출은 한국 조선업계가 최대 전성기를 누렸던 2008~2012년 기간에 기록한 것으로, 수주 증가에 이어 수출 증대까지 더해 제2의 성장기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다수의 중견 조선소가 조업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수출은 사실상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빅3가 이뤄낸 성과다.
21일 <빅데이터뉴스>가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고 있는 품목별 수출입 통계를 활용해 상선(주로 화물선, HS코드 8901 기준) 수출 통계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한국 수출액은 146억3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메모리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에 이어 품목 기준으로 이 기간 한국 수출액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상반기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2년 1~6월(202억8000만 달러) 이후 최대 실적이다. 2012년은 연간 수출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선 마지막 해였다. 이 시기는 한국 조선업계에 많은 사건이 있었다.

한국은 2008년 344년7200만 달러 → 2009년 372억2300만 달러 → 2010년 372억800만 달러 → 2011년 379억7000만 달러 → 2012년 305억66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300억 달러를 넘어선 5년의 기간은 전 세계 조선·해운 경기가 최고점을 찍자마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해 최저점으로 급락한 시기와 일치한다.

2000년 일본을 제치고 조선산업 세계 1위에 오른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9년 중국에 세계 조선 1위 자리를 내줬다. 때마침 글로벌 해운사들의 선박 발주도 끊겼는데, 그나마 나오던 물량도 저가와 금융기관의 뒷 배를 업은 중국에 밀렸고, 일감을 구하지 못한 국내 중견 조선사들이 연쇄 부도로 붕괴했다. 2012년 이후엔 조건 빅3도 조업 물량이 줄어 경영난이 가중되다가 동반 채권단의 경영관리까지 받는 등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까지 몰렸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고난의 시기 동안 감량 경영을 마친 조선업계는 2010년대 말부터 저성장기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 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때마침 해운사들의 선박 발주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카타르 정부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및 한국 조선 빅3의 싹쓸이 수주는 확실한 부활을 담보하는 사건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물량을 쌓은 조선 빅3의 선박 건조량을 늘리면서 인도량이 늘었다.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의 95% 이상은 해외 선주들로부터 따낸 것으로 인도량 증가는 수출액 증가와 같은 의미다. 이는 조선업계가 거둬들인 이익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시장에선 조선 빅3가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이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예측한다.
연간 조업 일정은 한 해가 시작하면서 결정하므로 하반기에도 인도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선박 수출액이 2012년 이후 14년 만에 3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과거엔 인도 일정이 상반기에 집중되어 수출액도 상반기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하반기 수출액이 더 많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300억 달러 돌파는 한국 조선산업이 제2의 전성기가 본격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다. 2008년 함께 수출액을 쌓아왔던 중견 조선사들이 붕괴하면서 지난 10여 년 간 조선 빅3가 외롭게 버텨 왔으나 2025년부터 중견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시장에 다시 뛰어들거나 건조 물량을 늘리고 있어 조선산업 생태계가 복원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만, 투기 자본들이 선박 건조 시장 참여 확대를 늘리는 등 거품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낭패를 겪어본 업계는 현재의 호황을 호황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속 가능 여부를 단정하기엔 아직도 시장에 불확실성이 많다”고 말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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