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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축구화 ④]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 '오차를 허용하지 않다' 아디다스 Adizero

2017-12-20 11:18:44

(사진=피파 2010 남아공 월드컵 공식 아카이브)
(사진=피파 2010 남아공 월드컵 공식 아카이브)
[빅데이터뉴스 정백희 기자] 월드컵, 4년에 한 번, 한 달 동안 열리는 지구인의 축구 축제다. 영광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회인 만큼 월드컵 참가국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또한 스포츠 브랜드들의 축구화 경쟁 역시 뜨겁다.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축구화가 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길 바란다. 2018년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20년간 어떤 축구화들이 월드컵을 대표했는지 알아본다.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이하, 남아공 월드컵)은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이었다. 익숙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열린 것 때문인지 잦은 이변이 속출한 대회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프랑스는 쉬운 대진에도 불구하고 무승으로 탈락해 전 대회 우승, 준우승국의 체면을 구겼다. 일본, 한국은 16강에 진출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로써 개최국이 무조건 16강 이상 진출한 기록도 깨졌다. 가나는 아프리카의 염원을 품고 4강에 도전했다. 하지만, 루이스 수아레즈의 현대판 ‘신의 손’에 희생당하며 8강에서 여정을 마감해야 했다.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 피파 공식 기술보고서)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 피파 공식 기술보고서)

CHAMPION : [Adidas Adizero F50 - ‘Zero’ 오차를 허용하지 않다.]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축구화를 말하면 Adizero F50밖에 없다. Adizero F50은 남아공 월드컵 경기장을 누비며 스타 선수들과 함께 수많은 골을 만들어냈다.


대회 공인구였던 자블라니는 불규칙한 움직임 때문에 악명이 높았다. 덕분에 대회 내내 거의 모든 선수가 다루기 어려워하며 볼 컨트롤, 슛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Adizero F50는 ‘Zero’라는 이름에 걸맞게, 선수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블라니를 통제하는 것을 도왔다. Adizero F50을 신은 선수들은 자블라니의 악명을 비웃듯 피치에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디에고 포를란, 다비드 비야, 토마스 뮐러는 Adizero F50을 신고 각각 5골을 기록해 유독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디에고 포를란은 우루과이의 공격을 이끌며 공인구 자블라니를 완벽하게 컨트롤했다. 디에고 포를란은 Adizero F50과 함께하며 ‘자블라니 마스터’라는 영예로운 칭호까지 받았다. 우루과이는 4강에 진출했으나, 아쉽게도 준결승전, 3-4위전에 연달아 석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디에고 포를란과 Adizero F50은 대회 활약을 인정받았다.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며 골든볼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디에고 포를란의 골든볼 수상은 ‘대회 4위팀 선수로 역대최초’인 사례였다.

Adizero F50은 스페인 주전 공격수 다비드 비야의 발에서도 유감없이 킬러의 모습을 과시했다. 스페인은 당대 최강의 팀이었지만, 멋진 패스 플레이와 달리 공격은 생각보다 날카롭지 못했다. 다비드 비야는 Adizero F50을 신고 무뎠던 스페인의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토너먼트 16강과 8강전에서 결승 골을 기록해 스페인의 우승에 큰 다리를 놓았다.

토마스 뮐러는 Adizero F50을 신고 전차군단의 부활을 전 세계에 알렸다. 뮐러는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 호주 전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16강, 8강에는 강호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각각 2골, 1골씩 기록했다. 독일 대표팀은 뮐러의 활약 속에 4강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독일 대표팀은 대회를 3위로 마감했고, 뮐러는 득점왕과 신인상을 받으며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2관왕을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 피파 공식 기술보고서)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 피파 공식 기술보고서)

RUNNER-UP : [Nike Maestri CTR 360 - 스페인 우승의 ‘시작과 끝’을 만든 지휘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스페인 ‘무적함대’와 이니에스타의 전성기를 공고히 한 대회였다. 이니에스타는 Nike Maestri CTR 360을 신고 무적함대를 진두지휘했다. Maestri CTR 360은 갑피에 볼 컨트롤, 패스를 도와주는 메모리폼 패드가 부착된 축구화였다. 볼 컨트롤이 장점인 이니에스타에게 안성맞춤인 축구화였다. ‘Maestri’는 ‘ 조율자, 지휘자’를 뜻하는 단어로 이니에스타와 이니에스타의 플레이 스타일을 완벽히 설명하는 이름이었다. Maestri CTR 360은 자신의 이름과 똑 닮은 주인을 한 치의 오차 없이 보좌하며 남아공 월드컵을 누볐다.

이니에스타는 Maestri CTR 360을 신고 남아공 월드컵 내내 사비와 함께 스페인의 미드필더 진을 이끌었다. 공격 포인트와 스포트라이트는 답답한 공격의 방점을 찍은 다비드 비야가 대부분 가져갔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의 연승행진에는 이니에스타, 사비의 미드필드 장악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 이니에스타와 사비는 각각 스페인 대표팀의 ‘태엽’과 ‘두뇌’ 역할을 수행하며 스페인의 유려한 패스 플레이를 이끌었다.

이니에스타의 활약 중 백미는 월드컵 결승전이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은 전반전에 5개의 경고가 나올 정도로 매우 거칠었다. 또한 정규시간 내에 골이 나오지 않아 연장전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해 양 팀 모두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두 팀의 주력 공격수들이 연달아 골 찬스를 놓치는 등 탄식을 자아냈다.

그러던 와중 연장 후반 11분, 마침내 스페인이 결승 골을 기록했다. 드디어 경기의 마침표가 찍혔다. 결승 골을 만들어낸 선수는 이니에스타였다. 이니에스타는 Maestri CTR 360을 신은 채 오른발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니에스타와 Maestri CTR 360은 월드컵 결승전 결승 골, 결승전 최우수 선수 선정, 스페인의 첫 월드컵 우승을 이루며 어떤 선수도 느끼지 못한 감격을 경험했다.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 피파 공식 기술보고서)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 피파 공식 기술보고서)

THIRD RUNNER : [Reebok Valde Pro 2: 성 이케르의 수수한 축구화]

이케르 카시야스는 2000년대 가장 위대한 골키퍼 중 한 명이다. 카시야스는 180cm 초반의 작은 키를 가졌으나 정확한 판단력과 수비조율,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수많은 선방, 명장면을 연출했다. 카시야스의 경이로운 수비력과 선방 능력을 본 사람들은 ‘성(Saint)’이라는 칭호를 붙여 그를 ‘성스러운 이케르’라고 불렀다.

카시야스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신의 명성과 달리 꽤 수수한 축구화를 신었다. 바로 Reebok Valde Pro 2였다. 리복은 축구화 시장에서 다른 브랜드에 밀려나고 있었다. 리복의 축구화는 특수, 첨단 기술로 무장한 타 브랜드의 축구화에 비교해 상당히 평범했다. 하지만, 리Reebok Valde Pro 2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증명하려는 듯 묵묵히 주인의 발을 감싼 채 주인의 경기를 보좌했다. Reebok Valde Pro 2는 자신의 수수한 외관에 아랑곳하지 않고 카시야스와 함께 월드컵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카시야스는 Reebok Valde Pro 2를 신고 안정적으로 스페인 대표팀의 골문을 방어했다. 파라과이와 8강 전에서 페널티킥을 선방해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는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의 결정적인 일대인 찬스를 두 번이나 선방해 월드컵 우승에 거대한 주춧돌을 놓았다. 그중 한번은 아슬아슬하게 Reebok Valde Pro 2의 뒤꿈치에 걸리는 선방이었다.

결국, 카시야스와 Reebok Valde Pro 2는 남아공 월드컵의 정상을 경험했다. “모두가 패배라고 느꼈을 때, 카시야스가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사비의 말처럼, 카시야스와 Reebok Valde Pro 2는 스페인을 여러 차례 탈락 위기에서 구원했다.

카시야스와 대회가 끝난 후 너무도 당연하게 대회 최우수 골키퍼에게 수여하는 ‘야신상’을 받았다. Reebok Valde Pro 2는 ‘수호자’라 불린 카시야스의 발을 ‘수호’하며 주인과 함께한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감명 깊게 마무리했다.

정백희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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