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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사운드 '하만카돈' 하향평준화된 AS라니…"이재용 회장도 AS 힘들까?"

공식 루트 구입 확인 절차 ‘인증 스티커’ 무용지물 AS는 ‘따로따로’ 하만카돈 AS센터, 수원시 영통구 딱 하나 삼성전자 “하만카돈은 별도 자회사, 수입 완제품 특성 고려해야”

2024-09-05 15:56:54

이미지=하만카돈 코리아 제공
이미지=하만카돈 코리아 제공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야심 차게 인수한 하만카돈 코리아(이하 하만카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임에 불구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서비스에 준하는 기대를 하지 말라”며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모양새다.

현재 하만카돈 AS는 '구매기록(영수증·카드구매 명세)' 유무를 통해 가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구매 후 몇 년이 지난 구매기록을 소비자가 보관하고 있을 리 만무한 상황. 이에 더해 삼성전자에서 판매했지만, 구매 이력조차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 출처 미상으로 서비스조차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존재했다.

소비자들은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를 포함해, 하만카돈 제품을 삼성전자 매장에서 구매했다. 하지만 정작 AS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가 아닌 하만카돈 오디오 전문센터(이하 하만카돈 AS센터)를 찾아야 한다. 하만카돈 AS센터는 유일하게 수원시 영통구에 하나만 존재한다.

◆"구매기록 없으면, 이재용 회장도 AS 못 받나"
하만카돈 스피커를 구매한 고객 A씨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약 400만원을 주고 하만카돈 스피커 세트(사이테이션)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 본점에서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후 구매한 스피커의 블루투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AS를 요청했다.

그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하만 제품 하자에 대한 접수만 가능할 뿐 수리는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하만 AS센터에서 이뤄진다는 알림 문자를 받았다”며 “문제는 하만 AS센터에서 A씨에게 구매기록 등을 요구하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AS를 위한 접수 과정도 복잡하다. 구매 제품의 재고 부품이 없다고 문제 삼기도 했으며, 교환 AS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구매 영수증을 제시해야 한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A씨는 구매한 지 2년이 지난 제품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지 않았다. 구매한 매장을 방문해 구매기록을 요청했지만 ‘구매 내용이 없다’고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A씨가 이사를 하면서 한 매장에서 냉장고, TV 등을 구매한 이력은 있지만 하만카돈 스피커 구매 이력은 없다는 것이 업체 답변이다. 수 백 만원에 달하는 제품이고 설치 배송이 필수라는 점에서 판매점 구매 이력이 없다는 점은 묘한 구린내마저 풍긴다.

하만카돈 스피커 판매 매출이 사라진 셈이다. 정품 삼성전자 스티커가 붙어 있어 정품은 확인되지만, 서비스는 불가하다는 답변뿐이다. 결국 AS센터에서는 폐기 처분을 권유하기도 했다.
제품 보증기간은 구입일로부터 12개월이라는 점을 알고 있던 A씨는 수리비 지급 의사도 밝혔지만, 하만카돈 AS센터는 정품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고, 제품 단종을 언급하며 ‘교환 불가’, 즉 수리 불가를 통보했다.

하만 AS센터의 ‘단종’ 주장과 달리 A씨가 구매한 제품은 여전히 인터넷 등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구매기록을 찾지 못해 ‘제품에 붙어 있는 삼성전자 정품 스티커를 구매기록으로 대체할 수 있느냐’는 A씨 요청에도 하만 AS센터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수백만 원 짜리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했음에도 구매기록 자료가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기사가 직접 배송, 설치해 사용해야 하는 제품인데 기록조차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삼성전자 공식 인증 스티커도 인정하지 못한다면 왜 붙여 놓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울러 “단종된 제품은 현재 인터넷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단종의 의미는 더 이상 제품 생산이 안 된다는 것 아닌가. 만약 인터넷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해 고장이 발생한다면 또 단종을 거론하며 AS불가 통보를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A씨가 구매한 하만카돈 코리아의 사이테이션 제품에 부착된 삼성전자 정품 인증 스티커.

하만카돈 AS 정책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A씨는 “설사 수리가 가능하더라도 교환 AS 방식이라 구매한 제품에 감가상각을 적용해 금액 70%만 환불받던가, 신제품 출고가의 30%를 입금해 교환받는 방법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같은 제품을 사용한 또 다른 제보자 B 씨도 “AS센터를 어렵게 찾았더니 ‘불량이 발생한 스피커를 제외하고 나머지만 써야 한다’, ‘단종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없다’는 설명만 들었다”며 “‘고장 난 거 빼고 그냥 써라’라는 답변을 하려면 AS센터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B씨는 “삼성전자에서 구매했기에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AS를 제공할 것이라 믿었다”며 “애당초 수 백 만원짜리 물건을 구매하면서 ‘AS는 어떻게 해주나’를 먼저 생각하는 소비자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지적했다.

이재용 회장도 하만카돈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 회장이 쓰는 하만카돈 제품이 고장나도 이렇게 AS를 해주겠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A씨가 구매한 하만카돈 코리아의 사이테이션 제품에 부착된 삼성전자 정품 인증 스티커.
A씨가 구매한 하만카돈 코리아의 사이테이션 제품에 부착된 삼성전자 정품 인증 스티커.

◆하만카돈, 교환 AS 방식…삼성전자 생태계 악영향 줄 듯

관련 업계에서는 전자제품 AS에 있어 두 가지 방식의 정책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두 가지 방식은 교환 AS와 수리 AS다. 하만카돈은 전자를 택했다. 이는 아이폰을 제조·판매하는 애플과 비슷한 구조로 제품 문제시 전체를 교환해 주는 방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세계 카 오디오 시장점유율 1위인 하만카돈을 인수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하만카돈 인수는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인수합병(M&A) 사례 중 최고가를 경신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만을 인수하는데 40%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인수가 9조3000억원은 현재 기업가치로 카카오뱅크 시가총액(금일 종가기준 9조6817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하만카돈은 지난 1953년 설립된 오디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브랜드 회사다. 카 오디오 전장 시스템, 공연장 전문 음향 장비, 최근에는 블루투스 오디오 등 프리미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2016년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래성장동력으로 AI, 5G, 반도체, 바이오산업 육성 등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반도체와 하만카돈의 기술력, 과거 자동차 업계와 거래 이력 등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다본 셈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넘어 ‘삼성전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모바일 신제품, 백색가전 등에 하만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하만카돈의 고품질 스피커에 삼성전자 AI 기술을 이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만카돈은 올해 상반기 매출 6조8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9%, 47.4%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와 하만카돈의 기술 공유가 늘고, 자회사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보다 하만 서비스센터가 높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같은 수준의 AS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AS관련 규정이 게재돼 있다”며 “구매기록 요구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구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만 제품이 수입 완제품이기에 부품을 보유하지 못하는 점, 따라서 바로 수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만 제품 대부분은 수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도 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판매하는 게 아닌,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하만은 삼성전자 산하의 자회사지 엄연히 다른 회사”라고 덧붙였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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