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간 반면, LG전자는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두 회사의 사업 구조, 비용 인식 시점 차이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세를 이어갔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와 메모리 가격 반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며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가 모바일·가전 등 세트 사업의 변동성을 상쇄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가 다시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8.2%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긴 것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이며 7년 만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9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 한 분기 만에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이번 잠정 실적발표에서는 사업부문별 세부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6조~17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황 회복은 연간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누적 영업이익은 43조53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연간 매출은 332조7700억원으로 3년 만에 역대 최대 연간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회복과 AI 서버 수요 확대가 연간 성적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가시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메모리 업황 개선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업황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만큼 올해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0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전년 동기(1345억원) 약 2000억원 줄어든 수치로 분기 기준 영업적자는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조8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영업적자 84억원이었으나 실제 손실 규모는 이를 크게 웃돌았다.
적자 전환의 원인으로는 일회성 비용이 꼽힌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이에 따른 퇴직금이 4분기 비용 처리됐다. 업계에서는 희망퇴직 관련 비용 규모를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희망퇴직(구조조정) 관련 비용이 4분기 중 약 3000억원 반영됐으며 이 중 절반이 가전 부문에서 발생했다"며 "3분기 MS 희망퇴직 비용 1000억원 포함 시 2025년 연간 관련 총비용은 4000억원대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오는 29일과 30일 4분기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