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화임팩트...㈜한화, 금융사 보유해 법상 지주사 'NO' 한화에너지·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필두로 계열분리 수순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화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한화그룹이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지주회사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한화에너지의 ‘옥상옥’ 구조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설 지주회사 출범으로 일부 사업군의 지배구조는 김동관, 김동선 체제로 정리되겠으나 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최상단 지배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1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테크·라이프 계열사를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 산하로 편입하기로 했다. 신설 법인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국내 자회사 주식 가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인 회사다. 분할 이후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자산총액은 8847억원으로 5000억원을 웃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등 자회사 주식가액도 4423억원 이상으로 자산 대비 50% 요건을 충족한다.
반면 인적분할 이후에도 존속 법인으로 남는 ㈜한화는 법적으로 지주회사에 해당하지 않는 상태다. ㈜한화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주요 사업도 ‘화약류 제조·판매, 무역업, 건설업’으로 공시돼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지만 법상 지주사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재계에서는 ㈜한화가 지주회사 지정을 피하는 배경으로 규제 부담을 꼽는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면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등 규제를 적용받는 데다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는 금산분리 규제를 적용받는다. ㈜한화가 지주회사에 지정되면 한화생명 등 금융 자회사를 외부에 팔거나 계열 분리에 나서야 한다.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는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가 자리 잡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 차남 김동원 사장 20%, 삼남 김동선 부사장 1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보통주) 22.15%를 보유하고 있어 ‘김 회장의 세 아들→한화에너지→㈜한화’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하지만 한화에너지 역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다.
한화에너지는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서게 되면 장기적으로 지주사가 될 가능성은 거론되지만 그룹 차원의 공식 계획은 없다. 지난해 말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보유 지분 20%를 재무적 투자자(FI)에 매각하며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후 상장 후 ㈜한화와의 합병설이 제기됐지만, 그룹 측은 "두 회사의 합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2001년 김승연 회장이 자본금 30억 원에 설립한 한화에스앤씨(한화S&C)가 모태다. 25년 만에 기업가치 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3일 “한화에너지의 지배주주는 회사의 성장으로 인해 사업기회를 희생당하거나 부담이 전가된 ㈜한화 등 한화그룹 계열사에게 상장 차익의 상당 부분을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한화그룹에는 이미 한화임팩트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지정돼 있다. 다만 한화임팩트는 지배구조 밑단에 속해 있다. 향후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까지 지주사로 지정되면 한화그룹에 지주회사가 총 2개가 된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025년 8월 일반지주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사모투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해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1억66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로 일부 사업군의 지배구조는 정리됐지만 한화에너지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다”며 “향후 승계와 지배구조 완성을 위해서는 이 구조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