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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50년 돌아보기-5] 1983년 ‘현대상선’으로 사명 변경

2026-04-02 08:43:03

불황으로 해상 물동량은 감소하는 데 선복량은 증가
중소 업체 도산, 피인수되며 대형 해운사 체제 재편
아시아상선, 1983년 9월 1일자로 현대상선으로 개명
정몽헌·현영원 대표 선임, 오너 체제로 경영진 재편

1980년대 미국 서던 퍼시픽(Southern Pacific) 수송 열차에 적재된 컨테이너. 컨테이너에 '현대(HYUNDAI)' CI가 기재되어 있다. 사진= HMM 50년사
1980년대 미국 서던 퍼시픽(Southern Pacific) 수송 열차에 적재된 컨테이너. 컨테이너에 '현대(HYUNDAI)' CI가 기재되어 있다.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세계 해운업계가 1980년대 들어 극심한 침체에 빠지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가장 큰 이유는 1979년에 발생한 제2차 석유파동이었다. 석유파동 이후 세계적으로 해상물동량은 현저히 감소했다.

특히 원유·철광석·석탄 등 주요 벌크 화물 교역량이 줄면서 해운 수요가 급감했다. 유가가 급등하고 각국이 에너지 절약 정책을 취하면서 원유 등 에너지의 수송 수요 자체가 감소했다. 동시에 운임은 폭락해 해운사들의 경영을 매우 어렵게 했다. 일례로 1973년 1차 석유파동 때 300포인트 이상으로 치솟았던 WS(World Scale, 유조선 운임지수)는 1980년대 초 40~60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면에 선복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1970년대 후반의 해운 호황기에 선사들이 앞다퉈 발주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와 벌크선 등이 1980~198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인도되면서 공급 과잉 상태가 되었다.
그 결과 선복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곧바로 운임 하락으로 이어져 선사들의 경영 위기를 부채질했다. 당시 세계 해운업계의 선복 과잉률은 1980년 14.2%, 1982년 26.5%, 1984년 25.4%에 달했다.

세계 해운시장이 극도로 침체한 상황에서도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컨테이너·정기선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북미·유럽 항로에서 컨테이너 운송이 본격적으로 정착되었고, 일본·한국·대만 등 아시아 신흥 공업국들의 수출 증가로 컨테이너 수요는 상대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컨테이너선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과당경쟁과 고유가로 인해 정기선사의 수익성은 악화되었다.

한마디로 1980년대 초반은 경기 침체와 선복과잉이 겹치면서 세계 해운업이 극심한 위기를 겪던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선사 구조조정이 일어나 중소 해운사들이 도산하거나 대형 선사에 합병돼, 세계 해운시장은 대형 해운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아세아상선은 세계 해운시장의 운송 체계가 컨테이너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체제를 쇄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업구조를 기존의 원유·벌크 운송에 머무르지 않고 정기선컨테이너·벌크·유조선 분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자면 정기선 항로를 개설하고 컨테이너선을 도입하여 숙원이었던 풀(Full) 컨테이너선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해야 했다.

그 첫걸음은 먼저 상호를 변경하는 일이었다. 세계시장에서 활동하려면 상호에 표기된 ‘아세아(Asia)’라는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 것이다. 대형 해운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아시아 지역 선사’로 비춰지는 상호로는 불리하다는 판단이었다.

한편으로는, 대내외적으로 높은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대그룹 계열의 해운사라는 점을 명시할 필요도 있었다. 이미 현대는 조선, 건설, 자동차, 중공업 등 굵직한 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해 있으므로, ‘현대(Hyundai)’라는 이름을 공유하여 해운사업의 국제적인 신뢰도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현대’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기존의 해운사가 도산해 정리 단계에 있었으므로 ‘현대’ 상호를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세아상선은 1983년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을 결의하고, 9월 1일 자로 <현대상선주식회사(現代商船株式會社)>로 상호를 변경했다. 새 상호의 영문 표기는 ‘Hyundai Merchant Marine Co., Ltd.’(약칭 HMM)으로 정했다. 기존에 ‘A-Line’으로 표기하던 CI도 ‘HYUNDAI’로 일괄 변경했다. 이로써 아세아상선은 창립 7년 6개월 만에 현대상선으로 다시 태어났다.

상호 변경 이후 현대상선은 대표이사 구도를 재정비함으로써 한층 강력하면서 동시에 전문성을 높인 리더십을 구축했다. 1981년 3월 이후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정몽헌 사장이 경영의 전면에 나섰고, 1984년 2월에는 해운산업 합리화 계획에 따라 현대상선의 위탁선사로 통합된 신한해운의 현영원 대표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했다. 또 1984년 12월에는 송윤재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보임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한층 더 안정적인 경영을 펼쳐갈 수 있게 되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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