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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춤·기아 약진' 3월 판매량 희비 엇갈려...리콜·충당금에 1분기 '빨간불'

2026-04-02 09:38:24

아픈 손가락 팰리세이드 vs 효자 텔루라이드...영아 사망·고환율 복병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글로벌 판매 실적 희비가 명확히 엇갈렸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뒷걸음질 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기아는 친환경차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북미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견조한 상승 궤도를 이어가며 창사 이래 역대 1분기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차의 이같은 부진에는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전동시트 결함으로 인한 영아 사망 사고와 글로벌 13만 대 규모의 대형 리콜이라는 전례 없는 악재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3월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35만8759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연간 판매 목표 대비 달성률은 23.4%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6만1850대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차종별로는 승용 부문이 1만9701대를 팔아치우며 8.3% 성장했지만 수익성을 견인하는 레저용차량(RV) 부문은 2만1320대로 5.0% 감소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마저 1만446대 판매에 그치며 1.4% 역성장했다. 해외 판매량 역시 29만6909대를 기록해 2.4% 감소하는 등 내수와 수출 모두 줄었다. 다만 친환경차는 선전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HEV) 차량은 1만4931대 판매되며 11.5% 증가했다. 전기차(EV) 역시 7809대로 38.0% 급증했다.

반면 기아는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의 3월 글로벌 도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8만5854대를 기록했다. 연간 목표 달성률은 23.3%을 기록했으며 1월부터 3월까지 누계 판매는 77만9169대로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역대 1분기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기아의 상승세는 내수가 견인했다. 기아의 국내 판매량은 5만 6404대로 전년 대비 12.8%나 상승했다. 승용 부문이 17.8% 늘어난 1만2905대, RV 부문이 5.3% 증가한 3만7396대를 기록하며 전 라인업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해외 판매량 또한 22만8978대로 0.4% 늘어나며 상승 흐름에 힘을 보탰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 실적도 마찬가지다. 기아의 국내 HEV 판매량은 1만9293대로 14.5% 증가했으며 EV 판매량은 1만6187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8.6%나 늘어났다.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시장의 친환경차 선호 현상과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양사의 판매 실적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핵심 수익처인 미국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엇갈렸다. 기아는 북미 전용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텔루라이드를 전면에 내세워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의 경우에는 미국 내 텔루라이드 2세대 모델 출시와 함께 판매량이 16% 늘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텔루라이트 2세대 판매량 증가 지속, 믹스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데 고수익 차종인 대형 SUV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는 수익성 극대화로 직결된다"며 "판매 목표(12만 대~18만 대) 달성 시, 손익 효과(ICE 50%/HEV 50% 가정)는 1조원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현대차는 북미 주력 차종의 심각한 품질 사고로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7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팰리세이드 전동 폴딩 시트 결함으로 2세 여아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2열과 3열에 탑재된 전동 폴딩 시트가 탑승자나 사물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접히는 치명적인 결함 때문이었다. 이에 현대차는 2026년형 팰리세이드 최상위 모델인 리미티드·캘리그래피 트림의 북미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국내 5만7474대·북미 7만4965대 등 글로벌 총 13만 대가 넘는 대규모 자발적 리콜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긴급 시정조치를 진행하는 한편 끼임 방지 기능의 근본적 보완 후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병근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품질 이슈 발생으로 약 1000억원의 리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규모는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의 0.7% 수준으로 실적 영향에는 제한적일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충당부채가 1분기 실적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인공은 자동차 산업 특유의 회계 기준인 '판매보증충당부채'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을 판매한 후 발생할 수 있는 무상 수리나 리콜 등에 대비해 예상되는 비용을 미리 '판매보증충당부채'라는 이름으로 장부에 떼어놓는다. 문제는 해외 판매 비중이 압도적인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이 부채 역시 외화(달러 등)로 계상되어 있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르면 장부상 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덩달아 팽창하게 된다.

영업 활동을 통해 환차익을 거두더라도 기말 환율이 급등하면서 장부상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수천억 원의 회계상 손실을 떠안아야 할수도 있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평균 환율 상승은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지만, 기말 환율의 동반 상승(+4.9% QoQ)으로 판매보증충당부채를 기말 환율로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약 3,000억~4,000억 규모의 비용이 추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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