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중심의 완구·캐릭터 상품군(왼쪽)과 프리미엄 체험형 이미지. 사진=AhatGPT 생성
[빅데이터뉴스 최용선 기자]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어린이날을 전후한 ‘키즈 소비’는 오히려 유지되거나 선택적으로 확대되며 뚜렷한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수요가 집중되면서 저가 실속형과 고가 체험형 소비가 동시에 확대되는 ‘이중 구조’가 자리잡았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날 선물 시장은 1만~3만원대 완구·캐릭터 상품 중심의 가성비 소비와 10만원 이상 호텔·테마파크·체험 패키지 중심의 프리미엄 소비로 나눠졌다.
중간 가격대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확실히 아끼거나, 확실히 쓰는’ 소비 패턴이 강화되며 소비의 ‘허리’가 얇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주요 유통기업들도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어린이날 페스타’를 통해 완구를 최대 80% 할인하고,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 중심 대형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실속 소비를 공략하고 있다. 쿠팡과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역시 키즈 기획전을 통해 저가 상품과 체험형 상품을 동시에 전면에 배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호텔업계까지 어린이날 특수 경쟁에 적극 가세하며 프리미엄 소비 축이 한층 강화됐다.
롯데호텔은 키즈 전용 객실과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패밀리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린이 고객 대상 쿠킹 클래스·체험 이벤트 등을 함께 구성해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신라호텔 역시 키즈 고객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과 굿즈를 결합한 패키지를 선보이며 가족 단위 고객 확보에 나섰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워커힐 호텔 등 주요 호텔들도 키즈 라운지, 체험 클래스, 캐릭터 협업 콘텐츠 등을 포함한 패키지를 확대하며 어린이날 수요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텔 키즈 패키지가 매년 어린이날 전후로 빠르게 예약이 마감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숙박을 넘어 ‘아이 중심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결합되면서 객단가가 높은 상품임에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부 호텔의 키즈 패키지는 일반 객실 대비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성수기 평균 객실 가동률을 상회하는 판매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키즈 산업 규모는 약 65조원 수준으로, 2012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삼정KPMG는 해당 시장이 2022년 약 40조원에서 2030년 10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 이상 성장했고, 유아 간편식 시장 역시 10년간 약 5배 성장하며 ‘고급화 소비’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카드 데이터 기준 어린이날이 포함된 5월 소비는 특정 기간 최대 4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온의 유아동 패션 매출은 최근 시즌 기준 전년 대비 50% 증가하는 등 키즈 카테고리는 주요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롯데마트 프로모션 매출이 전년 대비 4%대 증가하고, 이마트 역시 4~5월 시즌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어린이날 효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는 배경에는 ‘골드키즈(Gold Kids)’ 소비 트렌드가 자리한다. 저출산으로 자녀 수는 줄었지만, 한 명의 아이에게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소비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백화점 기준 아동 카테고리 객단가도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적은 수, 높은 지출’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날 소비는 단순한 시즌 이벤트를 넘어, 불황기에도 유지되는 대표적인 ‘선택적 소비’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부모 세대가 식비·외식·패션 등 일상 소비를 줄이는 대신 자녀의 선물과 경험에는 지출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역시 가격 경쟁력과 프리미엄 경험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