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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50년 돌아보기-55] 한진해운 자산 인수

2026-05-27 08:48:02

직접 인수 검토, 법적 소지 없애기 위해 공개입찰 참여
대한해운이 우선인수자로 낙점됐으나 임시 주총서 부결돼 제동
현대상선 경쟁력 강화, 해운망 유지에 도움이 될 자산에 초점
한진해운 인력 220명 채용, 이어 TTI와 HTEC, HPC, TTIA 인수

현대상선이 인수한 한진해운의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 롱비치터미널(TTI) 전경. 사진= 한진해운
현대상선이 인수한 한진해운의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 롱비치터미널(TTI) 전경. 사진= 한진해운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정부는 해운 공백을 조기에 해소하고 국가 해운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일한 원양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의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상선은 남아 있는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는 등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한진해운의 경쟁력 있는 우량자산을 추려내는 데 목적을 둔 이 컨설팅은, 특히 한진해운이 보유한 잔존 선박과 항로, 터미널 등을 우선 대상으로 삼아 조사와 분석을 진행했다.
그러나 실제로 인수할 만한 자산이 많지는 않아 보였다. 한진해운이 구조조정을 하는 동안 이미 핵심 자산의 상당 부분을 한진그룹 계열사 등에 처분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선박, 영업망, 해외 네트워크, 인력 등 여러 분야에서 일부 자산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준비하던 2016년 10월 한진해운 파산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채권자들의 회수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법률적 요구가 제기돼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자산 매각 시 반드시 공정한 가격과 투명한 경매 또는 입찰 절차가 확보돼야 한다는 법원 규정도 작용했다. 말하자면 나중에라도 법적 분쟁의 소지를 없애려면 합리적인 가격과 인수 조건을 확보하고 채권자들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경쟁입찰을 통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으로의 인수인계 방침이 철회되고 2016년 11월 공개경쟁입찰이 진행되었다. 입찰 대상 자산으로는 아시아~미주 노선 영업권, 컨테이너선 5척, 해외법인 7곳, 미국 롱비치(Long Beach) 터미널 지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입찰에서는 현대상선이 유력한 후보로 예상되었지만,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SM그룹의 대한해운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진해운의 자산은 인수 대상자로 선정된 대한해운으로 순조롭게 이전되는 듯했다. 그런데 2017년 1월 대한해운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진해운 자산 인수 건이 부결되어 결국 무산되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법원·채권단은 ‘국적 원양망 복원’이라는 원칙 아래 핵심 기능을 분할하여 현대상선, SM그룹 등에 나눠서 인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자산 가운데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와 해운망 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한진해운 인력에 대한 채용을 실시하여 2017년 1월 131명을 본사와 해외법인, 선박관리, 해상업무 등의 분야로 발령했다. 이를 시작으로 해상직원을 포함한 인력을 추가로 선발해 총 220명을 선발했다.
이와 함께 보다 신속하게 국적 원양망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한진해운이 운영하던 터미널 인수에도 착수했다. 2017년 1월 한진해운의 거점 터미널 중 하나였던 미국 서안의 롱비치 터미널(TTI)과 장비 리스 업체인 HTEC의 지분 20%를 156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TTI의 지분 80%를 보유한 MSC와 동일한 요율로 롱비치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하역비 절감과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롱비치 터미널 대주단이 보유한 대출금 3억2000만 달러와 미국 항만청에 11년간 지급해야 할 임대료 9억 달러에 대한 보증은 모두 MSC가 맡기로 되어 있어, 현대상선은 부채나 보증에 대한 책임 등의 재무적 부담 없이 롱비치터미널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2월에는 한진해운의 터미널 운영 자회사인 한진퍼시픽(HPC)을 인수했다. HPC는 대만 가오슝 터미널 등을 운영하는 터미널 운영사로, 현대상선은 150억 원을 투입해 HPC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대만 가오슝 등에도 컨테이너 물류 거점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어 5월에는 한진해운이 운영 관리하던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의 지분 100%를 1177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를 교차하는 전략적 물류 요충지에 중요한 물류거점을 확보했다.

터미널은 알헤시라스 항만청으로부터 2040년 7월까지 임차되어 있는데, 총면적 35만7750㎡에 연간 186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의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현대식 터미널이다. 인수 당시에 이미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CMA-CGM, 중국의 COSCO, 일본의 MOL과 K-Line 등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이용하고 있어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었다.

관련해 2017년 10월 현대상선은 100% 지분을 투자하여 특수목적법인 ‘에이치티알헤라시스주식회사(HT Algeciras Co. Ltd.)’를 설립하고, 현대상선이 TTIA의 지분 100%를 독자적으로 인수하려던 기존의 방침을 바꿔서 현대상선과 HTA가 공동 인수하는 구조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양사가 50%씩 공동 인수하며 전체 인수대금 중 현대상선 587억9999만 원, HTA 589억 원을 부담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파산한 한진해운의 남은 자산 중 해운물류 공백을 보완하는 동시에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핵심자산 인수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이는 국가 기간 해운사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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