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에 집중됐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주도권 쟁탈 노려 잡음 이어지던 KDDX 2차 입찰에 참여 "반드시 따낸다" 각오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오른쪽)dl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데이비조선소 오타와 사무소를 방문해 제임스 데이비스(James Davies) 최고경영자(CE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전열을 가다듬고 해양 방산산업 주도 업체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한화오션에 독기를 품고 공세를 개시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에 ‘원팀’으로 참가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데이비조선소(Davie Shipbuilding) 오타와 사무소에서 양사 경영진이 회동을 갖고 조선 및 함정 사업 전반에 걸친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과 제임스 데이비스(James Davies) 데이비조선소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HD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로서 독보적인 선박 분야 기술력과 K-잠수함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캐나다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양사가 함께 기여할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캐나다 퀘백주에 위치한 데이비조선소는 19세기 초 설립된 캐나다 최대 규모의 조선소로, 쇄빙선·해양플랜트·군수지원함 등 다양한 선종에 걸친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비조선소는 핀란드 헬싱키조선소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양사의 협력관계는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데이비 조선소의 현지 인프라를 결합해 북극권 시장까지 아우르는 장기적 전략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 여섯 번째부터)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더크 레스코(Dirk Lesko) 캐나가 어빙조선소 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정주영 창업자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어빙 조선소 경영진은 캐나다 잠수함 재건사업 점검 차 지난 5월 초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앞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대표)을 비롯한 경영진은 지난 23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서 열린 도산안창호함 입항 환영식과 주캐나다대사 주관 리셉션 등에 참석해 현지 주요 인사들에게 K-잠수함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는 등 수주전에 막바지 힘을 보탰다.
주원호 사장은 “캐나다 데이비조선소, 어빙조선소 등 캐나다를 대표하는 조선소들과 조선 및 함정사업 분야에 대해 상호 역량을 공유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며, “캐나다와의 조선 협력에 앞장서는 등 ‘K-방산 원팀’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현지 인사들의 울산 HD현대중공업 방문도 진행됐다. 지난 5월에는 캐나다 어빙조선소(Irving Shipbuilding)의 더크 레스코(Dirk Lesko)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직접 야드를 둘러보고 함정 분야 첨단 기술력과 건조 역량을 확인하고,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 위치한 어빙조선소는 캐나다 3대 조선소 중 하나로, 캐나다 해군 함정 건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1월, 에너지 분야에서 HD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캐나다 원유업체로부터 수조 원 규모의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조선 분야에서 현지 조선소에 상선, 함정 등 선박 건조 노하우를 이전하고 잠수함 운용 보수를 위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필수적인 ‘절충교역’에 수조 원대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캐나다 해군의 노후 잠수함 교체 사업(CPSP, 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은 한국과 독일이 맞붙어 경쟁 중이며, 다음달 경 우선협상자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대 60조 원에 달하는 이 사업에 한국은 정부와 당국, 기업 등 민간 기업 등으로 ‘원팀’을 구성해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업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나, 언론을 통해서는 잠수함 원조는 한화오션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도 한화오션이 주도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으로선 다소 억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왜곡된 상황을 반전하고, 사업 수주전에 실절적으로 한화보다는 자사가 주도하고 강조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는 한화그룹으로의 피인수를 전후로 국내 사업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킨 한화오션에 수세적으로 대응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한화오션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드러내 자사가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점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은 27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 참여를 위한 입찰 참가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KDDX는 선체와 전투체계를 비롯해 대형 통합마스트 등 주요 구성품을 순수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하는 동시에 국내 최초로 통합전기식추진체계를 적용해야 하는 초고난이도의 사업이다.
이로써 KDDX 사업 수주전은 국내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도 2차 입찰에 참여했다. 앞서 1차 경쟁입찰은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아 요건 미충족으로 유찰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 기본설계 수행업체로서,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군의 전력 강화 및 국가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라며, “국내 1위 함정 사업자로서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KDDX 사업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또한 KDDX 사업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이날 법원에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고 했다.
이는 최근 입찰에 참여한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제안서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평가 결과를 통해 보안감점 적용이 법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연장되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방사청은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 보안감점 조치를 올해 12월까지로 1년 연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해양 정보함 기본설계 입찰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의 보안감점 적용이 처음 확인됐다고 전했다.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맡았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2024년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두 업체 간 경쟁 과열로 방사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업이 2년가량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