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재계·일반

[한진그룹 줌인] 항공사 합병 인가는 받았는데...차입 24조·통합비용 1조·마일리지 공정위 '삼중 딜레마'

2026-06-29 09:00:00

13개 경쟁당국 거쳐 국내 마지막 관문 통과, 12월 17일 합병 완료 목표...매수청구 1조원 계약 해제 조건 상존
EBITDA 1조2607억 '양호', 순차입금/EBITDA 비율 악화는 '우려'...이자 2163억·외화환산손실 8651억 변수
마일리지 탑승 1대1·비탑승 1대0.82 두 차례 반려...8월 주총 전 마무리 목표, AOC 통합은 합병 후 별도 진행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 /이미지=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 /이미지=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 25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법인 합병을 조건부 인가하면서 6년여 통합 절차의 법적 관문은 넘었다. 그러나 통합 대한항공이 떠안을 재무·행정 과제는 만만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을 연결 종속기업으로 포함한 대한항공의 리스 포함 총차입 규모는 24조원에 육박하고 노선 재편·IT 통합·브랜드 전환 등 통합 비용 최대 1조원이 추가로 쌓인다. 수 천 억원대 시너지로 이를 상쇄하기까지는 2028년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이 가운데 소비자 최대 관심사인 마일리지 통합안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반려된 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차입·비용·규제라는 '삼중 딜레마'가 12월 17일 등기 이후에도 통합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9일 정부부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번 합병이 대형 항공운송사업자 간 통합인 만큼 신규 면허 심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히 요건을 검토했다는 입장이다.양사 통합은 2020년 11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EU·일본 등 13개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과 2024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최종 승인을 거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 절차를 완료했고 이번 국토부 인가로 국내 행정 절차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이소영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국적사 1·2위 항공사 간 합병으로 항공 안전과 소비자 편의가 축소되지 않도록 엄중히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12월 17일 합병 완료를 목표로 남은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합병비율은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주당 대한항공 신주 0.2736432주로 확정됐다. 기준주가는 대한항공 2만5409원, 아시아나항공 6953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 최근 1개월·1주일 가중산술평균종가와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해 산출됐다.

대한항공이 배정하는 신주는 2033만7721주(보통주 발행주식 총수 대비 5.52%)다. 아시아나항공 소액주주 보유 주식 7432만2043주가 교부 대상이며, 대한항공이 기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1억3157만8947주는 제외된다. 합병 후 대한항공 자본금은 기존 1조8466억원에서 약 1017억원 증가한 1조9483억원으로 변동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은 7030원이며 양사 합산 매수청구대금이 1조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존속법인인 대한항공의 1분기 실적은 영업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연결 기준 매출은 6조6581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4919억원) 대비 2.6% 늘었고, 영업이익은 5174억원으로 20.0%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7.8%로 전년(6.6%) 대비 1.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달러 강세 기조 속 외화환산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기타영업외비용이 1조903억원에 달해 연결 순이익은 337억원에 그쳤다. '영업 체력'은 강해지고 있지만 '환율'이 발목을 잡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소멸법인인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연결 매출은 1조680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44억원) 대비 19.0% 감소했고 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영업이익 554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유가 하락으로 연료유류비가 전년 동기(6420억원) 대비 28.6% 줄어든 4582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수익성 방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로 발생한 외화환산손실 2661억원이 순손실을 2517억원까지 끌어올린 모습이다.

다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1089억원)의 3.4배인 3657억원으로 개선됐고 1분기 말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유동성은 9735억원으로 단기 현금 창출 능력 자체는 양호하다. 부채비율은 2110%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사의 재무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6월 15일 이사회에서 농협·하나·신한은행으로부터 각각 500억원씩 총 1500억원의 신규 단기차입을 의결해 단기차입금 총액이 1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이미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상태다.

대한항공 연결재무제표 기준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사채·리스부채를 합산한 총차입 규모는 23조9000억원이다. 약 24조원이 합병 후 통합 대한항공이 직접 떠안는 차입 규모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전환사채 전환권을 전액 행사해 주식 4627만4872주를 1000억원에 취득해 지분율을 41.91%에서 58.40%로 높였다. 이는 2025년 당기순손실 220억원을 기록한 에어부산의 재무를 합병 전 선제적으로 안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합병 직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과 리스부채를 포괄승계함에 따라 단기적인 부채비율 상승과 재무 레버리지 확대는 불가피하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관건은 실질적인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현금창출력과 차입금 규모의 균형이다.

대한항공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5174억원)에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7433억원)를 더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1조2607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총차입금 규모가 23조9000억원에 달해 순차입금/EBITDA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고 차입금 감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비용을 9000억~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선 재편, 화물 네트워크 확대, 정비 내재화 등을 통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시너지를 창출해 2028년 말부터 2029년 초 사이 통합 비용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 등에 따른 유가 급등과 비상경영 선포 상황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영업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연료비 특성상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시너지 창출이 지연될 수 있어서다.

이 가운데 마일리지 통합안은 여전히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탑승 적립분 1대 1, 비탑승 적립분 1대 0.82의 전환 비율을 제시했으나 두 차례 반려됐다. 대한항공은 8월 주주총회 전까지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운항증명(AOC) 통합도 이번 합병 인가와는 별개 절차로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자사의 기존 AOC를 유지한 채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와 안전 운항 시스템을 대한항공 운영체계로 편입하는 운영기준(OpSpecs) 변경 인가를 합병 이후 본격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비행 거리·구간 수 기준, 대한항공이 기종별·승무조별 기준으로 각각 수십 년간 운영해온 정비·훈련 체계가 달라 정비 매뉴얼 전면 재편, 인력 편제 재구성, 운항일지 시스템 통합 등 기초 작업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국토부는 안전운항체계 변경검사와 해외 항공당국 인허가 완료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통합 대한항공은 항공기 230여대, 임직원 2만8000여명, 취항 도시 120여곳을 보유한 여객 글로벌 15위권, 화물 5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로 출범한다. 대한항공의 2025년 연결 매출이 이미 25조원을 넘어선 만큼 통합 법인의 외형은 이를 상회할 전망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합병 이사회 직후 대한항공 신용등급 전망을 'A0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6년여에 걸친 인수합병 대장정의 법적 관문은 넘었지만 결국 통합 대한항공의 성패는 23조9000억원의 차입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상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리스트바로가기

헤드라인

빅데이터 라이프

재계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