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보상·계열사 고용 안정 두고 노사 평행선 지속돼 사측 "카톡 등 주요 서비스 실시간 대응해 안정 운영 목표"
부분 파업에 들어간 카카오 노조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29일 '로그아웃 데이'를 강행하며 올해 두 번째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성과급 보상체계를 둘러싼 노사 교섭이 두 달째 제자리걸음을 걷는 가운데, 사측은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29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에 따르면, 조합원들은 이날 근무시간 기준 8시간 동안 업무 툴에서 로그오프·로그아웃하는 방식으로 전일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는 지난 26일 조합원 안내문을 통해 "교섭은 진행 중이지만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예고대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체 법인의 교섭을 계속 진행했지만 성과급 등 핵심 쟁점의 타결은 아직이라는 설명이다.
집단행동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이 참여한다. 본사 조합원만 약 2500명이며, 계열사까지 합산하면 참여 규모가 최대 3,000명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번 파업은 별도의 집회나 행진 없이 '디지털 업무 이탈'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지난 10일 판교 거리행진을 동반했던 반일 부분파업과 차이를 보였다.
IT 업계는 이번 파업이 반일에 그쳤던 1차 때와 달리 하루 전체 동안 이어지는 만큼,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선 1차 파업 당시에는 본사 기준 약 1000명, 5개 법인 합산 약 1500명이 참여했음에도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 핵심 서비스 운영 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어 있어 이용자에게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참여 규모 확대와 전일 업무 중단이 맞물리는 만큼,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측은 서비스 안정성 유지에 방점을 찍었다. 카카오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고객 영향 최소화를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조속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카카오 노조는 이번 전일 파업 이후의 추가 쟁의 방식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갈등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규모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산입 여부다. 노조는 카카오 영업이익(별도 기준)의 13~1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RSU(연간 500만 원 상당)와 별도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해당 요구가 경영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계열사 문제도 교섭을 복잡하게 얽어매는 변수다. 엑스엘게임즈는 경영난을 이유로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있어 고용 불안이 고조된 상태이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대표이사 겸직 중단에 따른 경영 리더십 공백 문제가 부상했다. 이에 노조는 클라우드 부문 사업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다만 법인별로 교섭 의제가 제각각인 탓에 쟁의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내부 지적도 나온다. 본사의 임금 인상 및 성과 보상 개선 요구와 계열사의 고용 안정 문제가 한 테이블 위에 뒤엉켜 협상 진전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노조의 이번 움직임은 노동계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하는 성과급 갈등의 일환이기도 하다. 노란봉투법 시행 움직임과 SK하이닉스·삼성전자발 'N% 성과급' 논란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파업권을 확보했고, 한국GM 노조도 각각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며 중노위 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 외에도 LG유플러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 HD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업종을 불문하고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일제히 이익 배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