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은행 지급보증 힘입어 모집액 1.5배 성과 KCC는 7배 주문 확보하며 흥행...추가 증액 발행 검토 석화·실리콘 경기 악화에도 시장서 조달 경쟁력 입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롯데케미칼이 은행 지급보증을 앞세운 회사채 발행에서 모집액을 약 600억원 웃도는 자금을 확보하며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같은 날 KCC 역시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주문을 끌어모으며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롯데케미칼은 2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3100억원의 주문을 받아 모집액의 1.5배를 웃도는 자금을 확보했다.
발행금리는 AAA등급 은행채 3년물 민평수익률 대비 35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회사는 앞서 공모 희망금리를 AAA 은행채 민평수익률 산술평균 대비 ±40bp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회사채에는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이 원리금 지급을 보증한다. 롯데케미칼의 자체 신용등급은 AA-지만 지급보증이 적용되면서 발행금리는 AAA 은행채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3개월물 기업어음(CP) 2000억원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종 가산금리는 24일 정정신고서를 통해 확정되며 채권은 30일 발행된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흥행이 롯데케미칼의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은행 지급보증에 따른 신용보강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단기간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재무 부담도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76.03%로 지난해 말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이자보상배율은 0.56배에 그쳤다.
다만 사업재편은 긍정적인 변수로 평가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발행한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이 참여하는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차입금 축소와 정부 금융지원에 따른 유동성 부담 완화에 영향을 미쳐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합법인에 대한 지급보증 제공 여부와 통합법인 관련 지분법 손실 부담, 정부 금융지원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따른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추가 진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같은 날 KCC도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약 7배인 1조385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2000억원 모집에 2년물 6850억원, 3년물 7000억원의 주문이 몰렸으며, 회사는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스프레드는 2년물이 개별 민평금리 대비 5bp, 3년물은 4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KCC는 이번 조달 자금을 오는 8~9월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사채와 기업어음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실리콘 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KCC의 시장 조달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KCC의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9% 감소했고, 잉여현금흐름(FCF)은 -9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보다 투자 지출이 많았다는 의미다.
차입 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1분기 말 총차입금은 5조437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5% 증가했고, 순차입금도 3조968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30.9%를 기록하며 신용평가사들이 적정 수준으로 보는 30%를 소폭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