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윈드 자산 2.4조·부채 1.7조… 세아제강지주 연대보증만 1.3조 이주성 지배주주 순손실 40억 vs 이태성 지배주주 순이익 232억 이주성 '세아윈드' 계약 해지 속출...이태성 '세아특수강' 완전자회사 편입 겹경사 계열분리 마무리 안 된 두 집안...실적 격차 해소 2분기 '관전 포인트'
세아그룹 사옥 전경. / 이미지 = 세아그룹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세아그룹 오너 3세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과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이 이끄는 강관·특수강 두 사업의 궤적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 모두 1978년생 동갑내기지만, 이주성 사장은 핵심 수주가 잇따라 끊기는 상황에서도 해상풍력 신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반면 이태성 사장은 특수강 업황 개선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주성 사장이 이끄는 세아제강지주의 영국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자회사 세아윈드(SeAH Wind Ltd.)는 올해 들어 핵심 수주를 잇따라 상실했다. 지난 2월 세아윈드는 2022년 9월 따낸 첫 수주 계약, 덴마크 오스테드의 혼시3(Hornsea 3) 프로젝트 모노파일(하부구조물) 생산을 "공장 준비 상태"를 이유로 중단하기로 오스테드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 세아윈드의 대표이사도 교체됐다. 기존 대표는 세아제강 내 보직으로 복귀하고 신임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지난 4월에는 RWE가 발주한 노퍽 뱅가드(Norfolk Vanguard) 프로젝트 중 뱅가드 웨스트(Vanguard West) 물량 계약마저 해지됐다. 세아윈드는 이에 따라 테스사이드 공장 인력을 기존 153명에서 81명 수준으로 최대 72명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아윈드에 남은 수주는 2030년 완공 예정인 뱅가드 이스트(Vanguard East) 물량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윈드를 향한 자금 수혈을 멈추지 않았다. 세아제강지주는 오스테드와의 계약 해지가 공식화 된 지 3주 만인 지난 3월 6일 세아윈드 상환전환우선주(RCPS) 315만6000주를 684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자회사인 세아제강과 세아스틸인터내셔날도 1월과 2월 각각 368억원, 277억원 규모의 RCPS를 사들인 바 있다. 그룹 전체로 올해 1분기에만 세아윈드에 쏟아부은 자금이 1329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2월 1170억원 규모 회사채(46-1·46-2회차)도 발행했다. 이 중 700억원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시설투자 자금 용도로 쓸 예정이다. 핵심 고객사와의 계약이 잇따라 끊기는 와중에도 빚으로 신사업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1분기 세아윈드는 매출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분기순손실 388억원을 냈다. 자산총액은 2조3857억원, 부채총액은 1조6748억원에 달한다. 또한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윈드의 장기차입금 약정 1조3283억원에 대해 연대보증까지 서고 있어 자회사의 재무 리스크가 고스란히 모회사로 전이되는 구조다. 세아윈드의 2024년 12월 결산 원본(2025년 8월 기준)에 따르면 당시 총자산은 9억1261만파운드(약 1조8070억원)로 전년 대비 102.6% 늘었고, 총부채도 7억393만파운드(약 1조3938억원)로 105.0% 늘었다.
세아윈드의 순자산(자본총계)은 2억868만파운드(약 4132억원)로 95.1% 증가했다. 결산서에는 매출 항목 자체가 잡히지 않았으며 세전 당기순손실은 1328만파운드(약 263억원)로 전년(1114만파운드) 대비 19.2% 늘었다. 이월결손금(누적손실)도 2820만파운드(약 558억원)로 확대됐다. 차입금(대출·리스부채 합산)은 6억3792만파운드(약 1조2631억원)에 달하는데 은행 대출은 "그룹 보증"을 담보로 제공됐다는 게 세아윈드측의 설명이다. 세아윈드는 이후에도 올해 들어서만 1월과 2월, 3월, 5월, 7월 다섯 차례에 걸쳐 잇따라 증자를 단행했다. 1~3월 증자일은 세아제강·세아스틸인터내셔날·세아제강지주의 RCPS 매입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같은 재무 부담은 세아제강지주의 최근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감소한 267억원에 그쳤고,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당기순손실은 40억원으로 전년 동기 46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9919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11.1% 늘어난 8979억원으로 더 크게 불어나며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32.4% 감소한 940억원에 그쳤다.
반면 이태성 사장이 이끄는 세아홀딩스는 특수강 업황 개선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다. 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세아특수강 등이 속한 제조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조882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6% 증가한 598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사 기능을 수행하는 투자부문의 분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21.9% 증가한 1322억원을 나타냈다.
이를 반영해 세아홀딩스의 1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조711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한 577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39.1% 증가한 232억원을 기록했다. 이태성 사장은 지난 1월 26일 종속회사 세아특수강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마무리하고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지배구조도 한층 단순화했다.
두 사람이 이끄는 지주사 체제는 오너 일가의 사업 분리 과정에서 형성됐다. 세아제강지주는 1960년 10월 부산철관공업으로 설립돼 196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1975년 부산파이프로 상호를 바꾼 뒤 세아그룹 출범과 함께 1996년 1월 세아제강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8년 9월 제조·판매 부문(세아제강)과 투자 부문(세아제강지주)으로 인적분할하며 현재의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세아홀딩스는 이보다 앞선 2001년 7월 세아제강의 투자·임대사업 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특수강 부문의 뿌리인 세아베스틸(현 세아베스틸지주)은 1955년 대한중기공업으로 출발해 1990년 기아특수강으로 상호를 바꿨고, 1999년 최대주주가 기아자동차에서 한국산업은행으로 넘어간 뒤 2003년 세아그룹에 편입되며 현재의 특수강 부문 근간이 됐다.
지분 구조를 보면 이주성 사장은 세아제강지주 지분 21.63%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너 일가 가족회사인 에이팩인베스터스(22.82%)가 최대주주, 부친인 이순형 회장이 12.56%를 갖고 있다.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 32.57%로 확고한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이주성 사장도 세아홀딩스 지분 16.65%, 이순형 회장도 3.72%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두 가문 간 지분 정리는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태다. 세아윈드발 재무 부담이 장기화할 경우 이주성 사장의 세아제강지주 지배력 확보와 완전한 계열분리 시나리오에도 변수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