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고배 마셨던 오스탈 본사 인수 제안가보다 2배 높은 가격 제시 매출 절대 비중 차지하는 미국법인 인수 후 호주 본사도 가져가는 전략 성공하면 한국-미국-호주-동남아 잇는 글로벌 방산 조선 네트워크 구축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Mobile) 블레이클리 섬에 위치한 오스탈USA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USA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한화그룹이 2024년 인수를 추진했다가 좌절됐던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Limited)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Austal USA) 인수를 추진한다.
호주 본사 인수 제안가보다 두 배 높은 가격을 제시해 미국 사업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만약 성공할 경우 한화는 한국과 미국, 호주, 동남아를 잇는 글로벌 방산 조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제임스 휴릿(James Hewitt) 한화디펜스USA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화디펜스 USA는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인수를 위한 예비 제안하였으며, 이는 구속력이 없는 제안이다”라고 밝혔다.
휴릿 대변인은 “모든 거래는 오스탈 USA의 운영 및 재무 상태에 대한 철저한 평가, 특히 새롭게 공개된 정보에 대한 검토를 포함한 실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한화는 미국 조선 산업의 부흥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성명했다.
오스탈도 한화디펜스USA로부터 오스탈 USA의 사업 법인과 운영 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의 제안을 받았다면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 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 원)로 제시받았다고 밝혔다.
오스탈은 호주 기업이면서 호주와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미국의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이자, 고속 페리 및 군수지원함을 제작하는 글로벌 해양 방산 및 조선 기업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미국 법인(오스탈 USA)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9년엔 미국 사모펀드(PEF) 서버러스 캐피탈과 공동으로 한진중공업이 설립했다가 경영난으로 내놓았던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인수했다. 수빅 조선소는 동아시아 지역 해운 거점이자,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을 봉쇄하기 위한 군사 요충지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이 조선소 일부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즉, 오스탈을 인수하면 미국과 호주, 나아가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까지 조선‧방산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 이에 한화는 2024년 4월 미국 필리 조선소와 더불어 오스탈 호주 본사 인수를 추진했고, 오스탈 측도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시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2.825 호주 달러로, 총 10억2000만 호주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억6200만 달러, 한화 약 8900억~9000억 원 상당)였다. 그러나 현지에서 의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오스탈은 호주 정부의 다양한 규제를 내세워 승인 난항 등을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비록 좌절됐지만 한화는 꾸준히 오스탈 인수 작업을 진행해 왔고, 현재 오스탈 지분율을 19.9%까지 확대했다. 호주에선 여전히 외국 기업에 방산 기업을 넘겨줘선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크지만, 필리 조선소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긍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미국에서 오스탈 USA를 먼저 인수힌 뒤 오스탈 호주 본사를 합병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한화는 오스탈 USA 인수 가격을 호주 본사보다 2배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오스탈 USA를 인수하면, 한화의 미국 내 조선‧방산사업 위상은 한층 커질 뿐만 아니라, 한국의 한화오션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 필리핀을 잇는 범태평양 방산 조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