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김성민 기자] 군 조직은 엄격한 위계질서와 지휘체계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특수 집단인 만큼, 상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 사회보다 훨씬 엄중한 법적 잣대를 들이댄다. 군형법 제64조에 규정된 상관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며,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비교할 때 법정형의 상한이 높고 벌금형이 존재하지 않아, 유죄가 확정될 경우 군생활의 치명적인 타격은 물론 실형 선고에 대한 압박이 매우 크다.
상관명예훼손이 문제 되는 대표적인 유형은 지휘관의 부당한 지시나 처분을 비판한다는 명목으로 부대 내 동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거나 험담을 늘어놓는 경우다. 판례는 비판의 대상이 된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기반했다 하더라도, 다수 군인이 모인 생활관이나 회식 자리 등에서 상관의 인격이나 지휘권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노출한 행위는 군기 문란과 지휘체계 붕괴를 초래하는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사적인 감정이나 억울함을 해소하려는 의도였다 하더라도 '공연성'과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최근에는 대면 소통을 넘어 인트라넷 게시판, 사내 메신저,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상관 비방이 빈번하게 적발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전파 가능성이 높은 단체 채팅방이나 익명 게시판에 상관의 인사 조치, 사생활, 혹은 지휘 능력 등을 깎아내리는 글을 게시하는 행위는 사이버 명예훼손 및 상관모욕죄와 경합하여 더욱 무겁게 처벌된다.
특히 상관의 비위나 부조리를 고발한다는 명목으로 사실관계를 과장하거나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유포한 경우, 공익적 목적보다는 상관을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우선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입건되거나 기소될 경우, 이는 비단 형사 처벌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군인사법에 따른 징계 처분과 불명예 전역으로 직결될 수 있다. 견책이나 감봉 같은 경징계에 그치지 않고 정직, 해임, 파면 등 중징계 처분이 내려지면 군 생활의 지속이 불가능해지며 설령 군에 남게 되더라도 진급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군 조직 내에서 억울한 처분을 당했거나 지휘관과의 갈등으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겪었다 하더라도, 동료들 앞에서 상관을 비난하거나 메신저에 글을 남기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설령 상관의 부당한 대우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상태라 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상관명예훼손이 성립해 처벌을 받게 될 수 있으므로 부당함은 정식 구제 절차를 통해 토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소수의 인원만이 있는 공간에서 오간 대화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친한 전우들끼리 사적으로 나눈 이야기'라거나 '외부로 유출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식의 주관적 해명만으로는 절대 풀어갈 수 없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