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주재하는 모습 ⓒ삼성전자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25일 별세했다. 그는 지난 37년간 삼성전자에 몸 담으며 회사가 19년 연속 세계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주역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그의 빈소가 마련된 상태로 급작스러운 비보에 삼성전자 임직원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한 부회장은 TV 한 분야에만 우직하게 봉직하며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생인 그는 1988년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액정디스플레이(LCD) TV 랩(연구소)장, 개발그룹장, 상품개발팀장 등을 거쳐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에 올랐다.
한 부회장은 삼성 TV의 발전사를 최일선에서 함께한 인물로 꼽힌다. 그가 입사한 1980~1990년대는 소니와 파나소닉 같은 일본 가전 회사가 세계 TV 시장을 주름잡은 시기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00년대 들어 LCD TV 대형화 붐을 주도하며 2006년에는 일본 업체를 제치고 세계 1등을 거머쥐었다. 이후 1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한 부회장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1년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 이듬해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그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과 생활가전(DA)사업부장을 겸직하며 삼성전자 매출의 주요 축인 세트(가전·모바일 등 제품)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말에는 DX부문장 산하 품질혁신위원장까지 맡아 삼성 주요 경영진 중 가장 많은 직함을 갖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한 부회장은 대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 참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19일에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의장을 맡아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며 3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한 부회장의 우직한 모습을 일컬어 '코뿔소'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삼성 TV 신화를 쓴 그가 가전 사업에서 승부수를 던진 '인공지능(AI) 홈'은 미완의 소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