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기아(000270)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가 최근 진행한 전동화 대형 SUV 비교 평가에서 볼보 EX90을 제쳤다.
이번 평가는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EV9)'와 '2025 세계 올해의 럭셔리 자동차(EX90)'이 맞붙은 구도여서 눈길을 끈다.
14일 기아에 따르면 아우토 빌트는 EV9 GT라인과 EX90 트윈 모터 모델을 대상으로 △보디(차체) △편의성 △파워트레인(구동계) △주행 성능 △커넥티비티(연결성) △친환경성 △경제성 등 7개 항목을 비교했다.
EV9 GT라인은 차체와 구동계, 편의성에서 EX90 트윈 모터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나머지 항목에서도 대등한 평가를 받으며 총점 589점으로 571점을 획득한 EX90을 18점 차이로 앞질렀다.
항목별로 3100㎜에 이르는 축간거리를 바탕에 둔 넒은 실내와 공간 활용성, 전반적인 주행 품질과 가속 응답성, 배터리 용량 킬로와트시(㎾h)당 주행 거리 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아우토 빌트 측정 결과 EV9은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5.2초, 80㎞/h에서 120㎞/h까지 3.5초 만에 가속해 각각 5.8초, 3.7초를 기록한 EX90를 능가했다. 최고출력 385마력으로 EX90(408마력)보다 출력이 낮은 EV9 GT라인이 실제 주행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보인 것이다.
아우토 빌트는 "두 차량 간 출력 차이에도 EV9이 EX90를 이겼다"며 EV9이 EX90보다 가볍고 전동화 시스템 효율이 뛰어난 점을 요인으로 설명했다.
악조건에서 약 155㎞를 시승한 전비 시험에서는 EV9이 100㎞를 달리는 동안 전력 27.9㎾h를 소모해 같은 거리를 33.5㎾h로 주행한 EX90보다 효율이 약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 소요 시간도 EV9 24분, EX90 32분으로 차이가 드러났다.
주행 성능 평가에서도 EV9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90은 에어 서스펜션(공압식 현가장치)을 장착하고도 고속 선회 때 뒷바퀴 중심이 무너지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나타난 반면, EV9 높은 한계 성능을 나타냈다.
경제성과 관련해서는 EV9이 EX90보다 2만 유로(약 3150만원)가량 저렴한 점에 주목해 "EV9은 EX90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훨씬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며 EV9의 손을 들어 줬다.
아우토 빌트 비교 평가 결과는 유럽 소비자가 차를 구매할 때 기준으로 활용된다. EV9은 2023년 출시 이후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상을 석권하며 경쟁력을 과시해 왔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아우토 빌트 평가를 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동화 기술력과 EV9의 상품성이 다시 한번 입증돼 자랑스럽다"며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