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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일반

조현준 효성 회장 'AI 베팅'…美 변압기 공장 대규모 증설

2025-11-18 15:38:04

1억5700만弗 투자해 변압기 생산량 50%↑
AI 전력 수요 대응, 전력기기 '빅4' 굳히기

효성중공업이 2020년 인수해 최근 추가 투자를 결정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이 2020년 인수해 최근 추가 투자를 결정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해 생산 능력을 대폭 키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 전력망 교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효성중공업은 18일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 달러(약 23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8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 규모를 지금보다 5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2020년 멤피스 공장을 인수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설비를 확충한 바 있다.
멤피스 변압기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킬로볼트(㎸)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다. 송전 거리가 멀고 전력량이 많을수록 전압을 높여야 손실을 줄일 수 있는데,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많아지면 초고압 변압기가 필수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지켜 왔다. 현지 송전망에 설치된 765㎸ 초고압 변압기 중 절반가량을 공급해 왔다.

미국은 최근 전력 설비 노후화와 글로벌 빅테크의 잇따른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발표가 겹치며 인프라 구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미 변압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2억 달러(17조8000억원)에서 연 평균 7.7% 성장해 오는 2034년 257억 달러(37조5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전력 사업자들이 2040년까지 전력 공급량을 309기가와트(GW)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점도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대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송전망을 본격적으로 확충하면서 전력기기 발주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변압기 공장 추가 투자로 미국 최대 규모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공급 능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빅4' 전력기기 업체로 입지를 다진다는 포부다.

이번 투자에는 조현준 회장의 결단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멤피스 공장 인수 당시만 해도 안팎에서 사업성에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현지 생산 기지 확보의 중요성을 높게 봤다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 미래는 설비뿐 아니라 전력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들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새프라 캐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등 현지 정보기술(IR)·에너지 업계와 정·관계 인사와 수시로 접촉하며 세일즈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빌 해거티 상원의원, 빌 리 테네시주지사와 만났다.
가시적인 수주 성과도 기대된다. 효성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스타게이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받고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howing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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