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이지호 신임 소위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 오너 일가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상속세 납부가 5년 만에 마무리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오는 4월 마지막 분납금을 납부하며 총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완납할 예정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일가는 2021년부터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분할 납부해 왔으며 올해 4월 6회차 분납금을 끝으로 모든 납부 절차를 마친다. 연부연납은 최초에 전체 세액의 6분의 1을 납부한 뒤 나머지를 5년에 걸쳐 나눠 내는 방식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20년 별세 당시 약 19조원 규모의 주식과 부동산, 2만3000여 점의 미술품과 문화재를 포함해 총 26조원 상당의 유산을 남겼다. 유족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12조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를 통틀어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상속인별 부담액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약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재용 회장 약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약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약 2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유족들은 주식 매각과 배당, 금융권 차입 등을 병행해 왔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세 모녀는 지난해 말까지 16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주식 등을 매각해 총 7조2833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홍 명예관장이 지난 9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지분율 0.25%)에 대해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속세 납부 재원은 약 9조4000억원 수준까지 마련됐다. 계약일 종가 기준 처분 예정 금액은 약 2조800억원이었으며,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처분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주식 매각 대신 배당금과 대출을 통해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뜻을 반영한 사회 환원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 일가는 총 7000억원을 투입해 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서울대병원 감염병 임상연구센터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3000억원 규모의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약 1만7000명의 환아를 지원할 계획이다.
미술품 기증도 이어졌다. 유족들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생전 수집한 국보 14건과 보물 46건을 포함해 총 2만3000여 점의 작품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분산 전시돼 왔으며 현재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첫 해외 전시가 진행 중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상속세 완납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도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속 과정을 거치며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7%에서 1.45%로, 삼성물산 지분은 17.33%에서 20.82%로 확대됐고 삼성생명 지분도 10%대를 확보하게 됐다.
상속세 납부를 둘러싼 재무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삼성은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 구조 아래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