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개막 3일차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 SK 하이닉스 부스에 HBM4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싼 양사의 전략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 대상 샘플 테스트 진행 상황과 양산 시점, 중단기 매출 목표 등이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오전 각각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양사가 같은 날 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퍼런스콜도 약 1시간 간격으로 예정돼 있어 차세대 HBM 주도권을 둘러싼 사실상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에서만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전반에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D램과 낸드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란 평가다.
SK하이닉스도 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수준인 18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이 빠르게 확대됐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HBM4다. HBM4가 어느 단계까지 고객 검증을 통과했는지는 실제 대량 양산 시점과 직결된다. 양산 시점을 앞당길수록 엔비디아 공급망 내 비중 확대는 물론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HBM4를 통해 ‘반도체 초격차’ 회복을 노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가 진행한 HBM4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정식 납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HBM4는 로직 다이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하고 1c(6세대 10나노급) D램을 채택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HBM3와 HBM3E(5세대)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만큼, HBM4에서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체 메모리 생산량 가운데 HBM4 비중과 중단기 매출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CAPA) 확충 계획도 주요 이슈다. 삼성전자는 평택 P4 라인의 준공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고,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의 조기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면서 이를 인공지능(AI) 메모리 칩을 둘러싼 고위험 경쟁의 최신 국면으로 평가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얽혀온 역사 속에서도 드물게 같은 날 이뤄지는 양사의 4분기 실적 발표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 경쟁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 발표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실적이 첨단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전자산업 전반의 흐름을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