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중국 71조5751억 원, 미주 67조8942억 원 공급망 제외 압박 불구 중국 세계공장 기능은 여전
삼성전자가 2024년에 이어 2025년 중국 매출이 미주 지역을 앞서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사진 왼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6년 1월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Arts and Industries Building)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념하는 갈라 디너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5월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퇴출을 위한 강한 통상 압박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이 2년 연속 미국을 제쳤다.
지역별 제품 매출이 특정 국가에 소재한 기업이 아닌, 거래 상대방 기업이 진출한 국가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제가 기업의 매출에는 별다른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11일 빅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도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별도 기준 20225년 회사의 중국 매출액은 71조5751억 원으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7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2년 삼성전자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발표하는 지역별 매출액(국내. 미주, 유럽, 아시아·아프리카, 중국)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이기도 하다. 미주 지역 매출액은 67조8942억 원이었다. 2024년에(중국 64조9275억 원, 미주 61억3533억 원)에 이어 중국이 미주 지역을 앞섰다. 중국 매출은 2024년에도 미주를 앞서 2년 연속 삼성전자 한국 본사의 최대 대출 국가는 중국이었다.
2012년 이후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이 미주를 넘어선 것은 2018년이 처음이었고, 이어 2021년과 2024년, 2025년이다. 흥미로운 점은 2018년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해로 고관세를 부과해 미국 내 투자를 강요했고, 2025년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보다 더 높은 관세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26년 이후 삼성전자의 미주 지역 매출 패턴이 어떻게 되지를 대략 예측해 볼 수 있다.
2018년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백색가전 공장과 더불어 반도체 일괄생산공장(fab) 건설 계획을 발표해 실행에 옮겨 미국 내 판매하는 제품은 미주 지역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구사해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은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2017년 48조8864억 원이었던 삼성전자의 미주 지역 매출은 2018년 46조4124억 원, 2019년 43조7434억 억 원으로 줄어 예측대로 들어맞는 듯했다.
하지만, 2920년 47조6768억 원으로 반등하더니, 2021년에는 58조3805억 원, 2022년 65조9617억 원 등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전자IT업계는 특별 호재의 영향이 컸던 탓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쨌건 미국 내에서 삼성전자 제품 수요가 늘어 현지 생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고 그래서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즉, 미국의 관세조치가 삼성전자 이 지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국 매출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 2017년 45조7477억 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2018년 54조7796억 원으로 늘었다. 트럼프 관세 인상 조치 시행 앞서 재고 물량을 쌓아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18년에 중국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세트 업체들이 계획보다 많은 제품을 미리 생산하면서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등 전바 부품의 판매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9년 회사의 중국 매출이 38조56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조 원 급락한 것은 이러한 특수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2020년 43조7403억 원으로 반등한 중국 매출은 2021년 58조7247억 원으로 미주 지역 매출을 다시 앞질렀다.
삼성 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걸려 있다. 사잔= 삼성전자
4년 전 사례를 놓고 본다면, 2024~2025년 중국 매출의 미주 지역 역전 현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26년 실적이 관심거리다. 특수가 지난 뒤에 생산활동 위축으로 중국 매출이 감소해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액은 미주 지역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닐 듯하다는 게 업계와 시각이다. 고관세 덕분에 미국 경제가 살아났다고 하지만, 미국 국민의 빈곤율은 개선되지 않은 불황이 이어지고 있고, 관세 덕분에 소비자 가격이 급등한 제품을 살 엄두를 못 내면서 내수 불황은 바꾸지 않고 있다. 이란 침공으로 미국 내 반전쟁 분위기도 커지면서 소비 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렇다면 처음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백색가전 등 세트 제품 판매가 부진해지며, 세트 제품 판매가 저조해지면 제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판매도 축소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생산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겼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국 로컬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중국 내 사업장도 아직은 생산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삼성전자 제품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국 수입 장벽을 높이면 중국 제품의 수출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에서 철수를 고려했던 기업들은 투자전략을 수정해 미주 지역은 미국 생산시설을 새로 마련해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중국 사업장은 미국 이외의 지역을 공략할 제품을 생산하는 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의 자국 투자를 유치해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내수시장을 채우고, 미국에서 수출한 제품으로 무역 시장에서 중국의 기세를 꺾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거래하는 기업이 국가보다 먼저이며, 거래기업이 생산과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역을 따라가 진출하므로 2026년부터는 미주 이외의 지역 매출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