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노현 LS 부회장이 26일 용산LS타워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S)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LS그룹이 '자회사 중복 상장(쪼개기 상장)' 논란에 대해 선제적으로 선을 그었다. 명노현 LS 부회장은 정부의 자본시장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겠다며 당분간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는 배터리 소재와 해저케이블 신사업 투자 역시 쪼개기 상장 없이 그룹 자체의 든든한 현금 창출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명노현 부회장은 26일 서울 용산 LS사옥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복 상장과 관련해 정부 지침이 나오면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IPO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모회사와 핵심 자회사의 중복 상장에 따른 일반 주주의 가치 훼손을 방지하고자 강경한 규제를 예고한 상황에서 시장의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한 단호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핵심 자회사 LS MnM 상장과 관련해서도 속도 조절 의사를 명확히 했다. 명 부회장은 "투자 계약 조건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 지침이 확정된 이후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JKL 측도 단기적인 엑시트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여 상장 압박에 쫓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명 부회장은 자본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대규모 투자 재원 조달 우려에 대해서는 철저한 재무적 수치로 자신감을 입증했다. LS는 지난해 연결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막대한 현금을 창출했다. 명 부회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현금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간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 흐름이면 현재 추진 중인 투자에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LS MnM의 배터리 소재 투자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 등 주요 투자는 향후 2~3년 내 마무리될 것"이라며 "중복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없이도 재무적으로 대응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가 완료된 이후에는 확보된 현금을 신사업 확대와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쏟아붓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LS는 이날 정기 주총을 통해 주력 사업 수익 극대화, 신사업 조기 안정화, AI 기반 업무 혁신이라는 올해 3대 경영 방향을 확정했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호황의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 기존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배터리 소재와 전기차 부품 등 신성장 동력을 조기에 안착시킨다는 복안이다.
실제 LS의 펀더멘털은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 31조8700억원, 영업이익 1조52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LS일렉트릭과 LS전선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초고압 변압기,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수주를 싹쓸이하며 12조원 이상의 넉넉한 수주잔고를 쌓아둔 상태다.
명 부회장은 "전세계 전력 시장 호황과 국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추진 등으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미국 현지화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미국 내 해저케이블 생산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약 1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확보했고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명 부회장은 주주 환원 강화를 약속하며 자본시장 친화적인 태도를 재확인했다. 그는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주식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실적 개선과 연계한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