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중동발 고유가 충격에 결국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잇따라 비상경영을 선언한 데 이어 업계 전반으로 위기 대응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결국 이번 위기는 항공업계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전면적인 비용 전쟁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비용 절감과 수익성 방어를 넘어 사업 구조 재편과 통합 전략의 성패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전사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우기홍 부회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 공지를 통해 이같은 방침을 공식화했다. 우 부회장은 "계속되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비정상적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연간 사업계획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 부회장은 비정상적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며 4월 급유단가가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업계획 상의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매월 막대한 연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 특성상 유류비는 전체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과 같은 급등 국면에서는 비중이 50%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항공사들의 비용 구조는 전방위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된다는 점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 부회장은 "4월부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유가 수준별 단계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해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며 "단순한 일회성 비용 절감이 아니라, 구조적 체질을 강화하고 성공적인 통합을 완수하며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마찬가지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등은 이미 운항 편수를 줄이며 손실 최소화에 나섰다. 유류할증료 역시 급등세다.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4월 기준 18단계로 상승하며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일본 도쿄 노선 기준 유류할증료는 한 달 만에 2만1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약 171% 급등했다. 따라서 소비자 부담 역시 불가피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비축 항공유 활용 등 지원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