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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 딥체인지①] SK에너지, 지속가능항공유 승부수…에너지 기업 도약 속도내

2026-04-02 16:29:32

정유4사 중 유일한 순수 정유사로 실적 변동·탈석유 영향↑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추진…지속가능항공유 집중
정유 중심 구조 유지하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수익 다변화
"고비용으로 인해 도입 속도 느려…원재료 수급도 확대 필요"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편집자주> 국내 정유·화학 업계가 원유 도입 방식 확대부터 배터리·수소 등 미래 에너지로의 체질 개선까지 사업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에너지 산업 등에 주력하고 있는 각 사의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 과제를 기업 별로 1~8편에 걸쳐 분석한다.

SK에너지 관계자들이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부두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선박에 선적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에너지
SK에너지 관계자들이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부두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선박에 선적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에너지

국내 최대 석유제품 생산기업인 SK에너지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유 4사 중 유일한 순수 정유사로서 정제마진과 재고효과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 고도화에 나선 것이다. 핵심 전략으로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전면에 내세웠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962년 국내 최초 정유공장으로 출발한 SK에너지는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정유업만을 영위하는 '순수 정유사'에 속한다.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자회사로, 휘발유·경유·연료유·등유·납사 등 석유제품 중심의 매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현재 울산CLX에서 하루 84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정유 중심 사업 구조는 역설적으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유업 특성상 원유 도입부터 정제·판매까지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유가 하락기에는 고가 원유를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한다. 재고자산의 가치가 취득원가를 밑돌 경우 대규모 평가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 해상운임 및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탈석유’로 대표되는 글로벌 친환경 기조 역시 정유 중심 사업 구조에 변화를 요구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SK에너지가 내놓은 핵심 해법은 지속가능항공유(SAF)다. SAF는 폐식용유와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를 의미한다. 이는 운영 효율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정유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제품 고도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울산CLX에 연산 10만 톤 규모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기존 정유 공정에 바이오 원료를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설비를 활용하면서도 저탄소 연료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유럽향 SAF 수출에 성공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인천공항에도 공급하는 등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유럽 시장 선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판매망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규제 환경도 SAF 도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항공유 내 SAF 최소 2% 혼합을 의무화했다. 오는 2030년에는 6%, 2050년에 7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역시 2050년까지 항공유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도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편에 SAF 1% 혼합을 의무화하는 등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중동발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 확대, 항공 경기 불확실성 등이 SAF 사업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나프타 수출을 제한한 사례처럼 항공유 전반에 수출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역시 항공유 중심의 유종인 만큼 시장 구조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폐식용유 등 원료가 일부 혼합되긴 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아 최근 미국-이란 전쟁 상황으로 인한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업계는 이를 단기 변수로 보고 있다. 정유 도입 다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현재 상황이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전반적인 에너지 수급이 영향을 받는 특수한 상황으로 각국도 이를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향후 거래 차질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우려하기보다는 국내 에너지 안보 확보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안정되면 수출은 자연스럽게 재개될 것이며, 일부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곧바로 거래 관계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현 시점에서는 국내 수급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공사의 SAF 도입 속도가 빠르지 않고, 원재료 수급 등에서 난항이 있는 점은 넘어서야 할 부분이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SAF는 생산 단가가 높아 항공사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없으나, 전 세계적인 합의 사항이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도입에 소극적이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SAF를 도입하는 항공사에 착륙료 등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독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 교수는 "정유사들의 SAF 생산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폐식용유 활용이지만 현재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바이오디젤 등 타 용도와 수요가 겹쳐 SAF에만 독점 사용이 불가능하고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도 제약 요소"라고 밝혔다. 그는 "원료 확보의 어려움이 생산량 증대의 걸림돌이 되는 만큼 정유사의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항공사의 SAF 사용을 독려할 수 있는 정부의 글로벌 가이드라인 및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SK에너지는 SAF를 넘어 수소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저탄소 제품 생산과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발전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향후 SK이노베이션과 협력을 통해 수소 생산·저장·유통 체계 구축에서도 역할을 확대할 전망이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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