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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경쟁 격화...SK하이닉스, ‘글로벌 자본’으로 승부 건다

2026-04-05 09:00:00

신주 발행 가능성에 주주희석 논란…재무 안정 vs 주가 부담 충돌

이천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이천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이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와 함께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논란이 맞물리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54%(4만6000원) 급등한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한때 88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ADR은 해외 기업이 자국 주식을 미국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초로 현지에서 발행·유통하는 주식예탁증서다. 사실상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지며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뉴욕 증시의 풍부한 달러 유동성을 직접 유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자금조달 수단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가 ADR를 추진하는 배경도 분명하다. 국내 시장에 머무는 자금조달 구조만으로는 급증하는 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증시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달러 자금을 직접 확보해 중장기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보다 안정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자본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약 100조원 규모의 순현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글로벌 톱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AI 시대 중심에서 글로벌 고객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강화된 재무 체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조달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기존 주식을 이전하는 구주 방식이 아닌 신주 발행을 병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주 기반 ADR은 회사로 자금이 직접 유입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대규모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차입 확대보다 자본 확충이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이 확충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이는 신용도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투자 확대를 통한 이익 성장 속도가 이를 앞설 경우 주당순이익(EPS)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DR 논란은 지배구조 문제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발행 규모와 방식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중간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일정 수준(20%) 이상 보유해야 하는 만큼 신주 발행 과정에서 지분 희석이 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ADR 추진은 단순한 자금조달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국내 시장 중심의 밸류에이션 한계를 넘어 보다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겠다는 방안이다.

시장의 시선은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395% 증가한 36조900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10~15조원 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약 5~10% 추정) 부담보다 이익 성장에 기반한 기업가치 상승 폭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미국 SEC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미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재평가받기 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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