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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12년 만에 새 주인 찾나…'7전 8기' 매각 재추진

2026-04-24 09:15:01

한투금융 인수 후보 거론…보험 M&A 시장 냉각이 최대 변수

KDB생명 본사 건물. [사진=KDB생명]
KDB생명 본사 건물. [사진=KDB생명]
[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12년째 매각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KDB생명이 마침내 일곱 번째 도전에 나선다. 정부가 최근 매각 절차를 재가하면서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 공고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말 대규모 유상증자로 재무체력을 끌어올린 만큼 이번만큼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업황 부진과 가격 괴리, 경쟁 매물 출현이라는 삼중고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매각심의위원회를 열어 KDB생명 매각을 재가했다. 이에 앞서 국무총리실도 매각 절차를 승인하면서 공고를 위한 행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국유재산 성격의 자산 처분에 필요한 총리실과 소관 부처의 사전 재가가 완료된 것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은 99.66%에 이른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다.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떠안은 뒤 2014년부터 매각을 시도했지만 여섯 차례 모두 실패했다. 2023년 하나금융지주, 2024년 MBK파트너스가 각각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이전에도 JC파트너스와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 발이 묶였다.

산업은행이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는 근거는 재무 개선이다. 지난해 12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대폭 보강했다. 이 덕분에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9월 말 165.2%에서 연말 205.7%로 40.5%p 뛰어올랐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자산 규모도 17조204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건전성 지표와 별개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119억3732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년 204억1818만원 흑자에서 완전히 방향이 뒤집혔다. 보험손익은 127억원 적자, 투자손익도 824억원 적자로 양대 축이 모두 무너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보험부문에서 CSM 상각 688억원과 위험조정(RA) 해제이익 122억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보험금 관련 손익 192억원 적자와 사업비 관련 손익 31억원 적자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투자부문에서는 보험금융손익에서만 6671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금융자산 평가손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와 외화자산 헤지 비용 확대가 주된 원인이다.

매각 성사의 최대 관문은 가격이다. 산업은행이 원하는 매각가는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적정 몸값은 5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투입한 5000억원 유증 자금을 고려하면 산은이 이보다 낮은 가격에 넘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면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생명보험 업황 둔화와 인수 후 추가 자본확충 부담까지 감안해야 한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한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꾸준히 보험사 인수 의지를 보여왔다. 기존 보험사를 보유한 교보생명과 태광그룹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보험 M&A 시장 전반의 냉각이 변수다. 최근 예별손해보험 본입찰에 한 곳만 참여해 유찰된 사례에서 드러나듯 인수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유력 후보들이 여러 매물을 동시에 저울질하고 있어 KDB생명이 최우선 순위에 오를지도 불투명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자본을 넣어 매각 여건을 개선한 건 맞지만 결국 인수자 입장에서는 얼마에 사서 얼마나 더 넣어야 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이번에는 '팔고 싶다'보다 '팔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명환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7536@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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