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8일 영풍이 제기 가처분 항고 ‘기각’
거절 사유 합리적 이유 있다…영풍 측 주장 모두 배척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법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고려아연의 영풍 황산 처리 계약을 거절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28일 서울고등법원 제25-2 민사부(재판장 황병하)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거래거절금지(예방)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을 관련 법리에 따라 살펴보더라도 채권자(영풍)의 신청을 기각한 제1심 결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고이유 주장과 위법이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영풍 측의 항고 이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고려아연이 2024년 4월 15일 황산 관리 시설 노후화와 유해화학물질 추가 관리에 따른 법적 리스크, 저장 공간 부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근로자와 지역사회 안전 및 환경 등을 위해 더 이상 영풍의 황산 취급을 대행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계약갱신을 거절하자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황산을 계속 고려아연에서 처리하게 해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8월 7일 영풍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고려아연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이번 서울고등법원 결정에서도 1심 법원의 결정이 적법했음을 명확히 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영풍이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채권자(영풍)는 아연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3년경부터 현재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스스로 황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고려아연)에게 황산 처리를 위탁한 채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영풍이 20년 넘게 황산 처리 방안을 독자적으로 마련하거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유해화학물질인 황산 처리를 고려아연에 의존해온 점을 꼬집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재판부는 영풍이 2003년부터 20년 넘게 고려아연에 의존해온 점과, 계약 종료 통지 후에도 고려아연이 약 9개월간(2025년 1월까지) 업무를 계속 수행하며 대체 방안 마련을 위한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의 거래 거절이 영풍과 석포제련소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도 상당히 있는 점, 채권자가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할 기간이 충분히 부여되었거나 경과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채무자가 이 사건 거래 거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음에도 오직 채권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이 사건 거래 거절을 하였다거나 이 사건 거래 거절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채무자(고려아연)는 실제로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2019년경부터 노후 저장탱크 철거 조치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제출된 자료들만으로 영풍의 사업활동이 이 사건 거래거절로 인해 곤란해졌다거나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결정 역시 영풍이 자체적인 황산 처리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고려아연에 위험물질 처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온 행태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영풍은 이제라도 책임은 떠 넘기고 혜택만을 누리고자 하는 경영방식을 버리고, 기업 본연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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