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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50년 돌아보기-34] 현대부산신항터미널(HPNT) 개장

2026-05-06 08:47:09

터미널을 운항 효율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발상의 전환
2010년 6월 HPNT 운영 시작, 8년 만에 부산항 둥지 마련
2011년 163.4만TEU, 2012년 207.8만TEU 물동량을 처리
2013년 8월 현대산업개발과 2-4단계 전용 부두 건설 착수

2010년 6월 현대상선 부산신항터미널(HPNT) 전경. 사진= HMM 50년사
2010년 6월 현대상선 부산신항터미널(HPNT) 전경.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세계 해운시장의 장기 불황으로 화물 물동량이 급감한 것은 선박 운항만이 아니라 항만 운영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전반적으로 터미널의 가동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선사들은 정박료·체선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터미널 운영에 난관이 닥치게 되자 현대상선은 터미널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재정의했다. 터미널을 단순한 하역시설이 아니라 운항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토대로 현대상선은 항로 합리화 전략과 병행하여 터미널 운영 방식에도 고정비 축소, 공동운항 대응, 정보화 기반의 생산성 제고를 목표로 하는 효율화 전략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터미널 경영은 지분 중심에서 운영 중심으로, 자산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었다. 터미널을 자산이 아니라 네트워크 성능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낮은 비용, 높은 정시성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한편으로는, 터미널이 물류의 거점으로서 수익 창출에 이바지하는 신사업 영역이라 판단하고, 해운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하여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대상선이 운영하는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이 늘어나 물류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운영 방식도 한층 고도화되었다.

현대상선의 터미널 운영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은 ‘현대상선 부산신항터미널(HPNT, Hyundai Pusan New-Port Terminal)’의 개장이었다. HPNT는 2010년 6월 부산 신항 1단계 사업 준공·개장식과 함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부산 신항은 1995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사업으로, 포화상태인 기존의 부산 북항을 대체하여 부산의 서쪽 끝에서 가덕도, 경남 진해에 이르는 해안에 새로 건설한 컨테이너 항만을 말한다. 부산신항과 진해신항을 포함하며, 2040년 진해신항까지 완공되면 모든 신항을 포함하는 전체 부산항은 물동량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메가포트(Mega-Port)로 우뚝 서게 된다.
현대상선은 2006년 부산신항이 개장한 이후 항만 기능이 북항수출입 중심과 신항 환적 중심으로 분화됨에 따라 ‘한국 해운의 동북아 물류허브 항만 확보’를 목표로 HPNT 건설을 추진했다. 그리고 2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사를 진행한 끝에 개장했다.

HPNT는 부산신항 남컨테이너 터미널에 위치한 2-2단계 터미널로, 안벽 길이 1150m, 총면적 55만㎡(16만7000평), 수심 17m이며, 1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이다. 이 터미널은 최첨단의 항만기술과 IT 시스템을 적용해 높은 생산성을 발휘한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선박이 항만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인 자동화 야드크레인 36기와, 40피트 컨테이너(FEU) 2개 또는 20피트 컨테이너(TEU) 4개를 동시에 들어 올릴 수 있는 탠덤(Tandem) 크레인 11기를 도입했다. 야드크레인은 24시간 무인 자동화로 운영돼 빠르고 안정적인 컨테이너 작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자동화 게이트를 설치해 터미널을 오고 가는 컨테이너 트럭의 입·출입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보다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터미널 내에 On-Dock(컨테이너 선박이 접안하는 부두(Dock) 바로 내부에 위치한 장치장(On-Dock CY)에서 컨테이너를 직접 처리하는 방식) 서비스와 수리장, 세척장, CFS(Container Freight Station, 컨테이너 화물 작업장. 항구 근처에서 수출입 소량 화물(LCL)을 컨테이너에 넣거나(적입) 꺼내는(반출) 작업을 하는 물류 시설입니다. 여러 화주의 화물을 하나의 컨테이너로 혼적(Consolidation)하거나 분리하여 통관 및 보관 작업을 수행하는 핵심 물류 거점) 운영 등 복합물류 항만서비스를 위한 시설도 두루 갖추었다. 이러한 최첨단 시설을 기반으로 HPNT는 부산항에서 단일 선사로서는 가장 많은 연간 2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HPNT를 개장함으로써 현대상선은 2002년에 부산 감만 및 자성대 터미널을 매각한 이후 8년 만에 부산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게 되었다. 국내에 다시 전용 터미널을 보유하여 해상운송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처음으로 글로벌 수준의 환적 허브를 확보함으로써 싱가포르·홍콩 등 외항에 의존하던 환적 구조에서 벗어나 국내항만 중심의 물류순환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실제로 이 터미널은 개장 초기부터 현대상선은 물론 MOL, APL 등 TNWA 소속 선사들을 비롯해 하팍로이드, CMA-CGM 등 10여 개의 글로벌 선사들이 기항을 시작했다. 나중에는 G6를 비롯한 협력 선사들의 공동운항 허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HPNT는 2011년 163만4000TEU의 물동량을 처리한 데 이어 2012년에는 207만8000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등 개장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부산항만공사가 10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대상으로 실시한 ‘컨테이너 터미널 항만생산성 종합평가에서 2년 연속 ‘올해의 터미널상’을 수상했다.

HPNT는 개장 이후 시설 능력을 웃도는 200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이는 부산신항의 시설이 물동량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에 2013년 8월 현대상선은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산신항 컨테이너선 전용부두 2-4단계 개발사업에 나섰다. 과거 일부 민자사업에서 문제가 되었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의 조건 없이 현대산업개발과 50:50으로 투자하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원래 2-4단계 컨테이너 부두 사업은 2007년 쌍용·현대산업개발·포스코 등으로 구성된 쌍용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쌍용이 포기하면서 2009년 취소되었다. 그 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요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도 이탈함에 따라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2-4단계 사업은 2014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모두 6446억 원을 투입해 컨테이너 부두 1050m, 배후부지 63만㎡(약 19만 평)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150만TEU를 처리할 수 있다. 컨소시엄은 30년 동안 운영권을 갖는 조건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현대상선은 사업시행자인 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 1577만9800주를 788억9900만 원에 매입해 지분율을 50.0%로 높였다. 이 사업은 2015년 9월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이 해양수산부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서 제출하고, 2015년 12월 기공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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