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이상고온에 이동식·창문형 에어컨 수요 급증 中 간편설치형 제품 약진…국내 기업도 유럽 공략 확대 장기적으로 냉난방 공조(HVAC) 수요 확대 전망
창문형 에어컨 [사진=파세코 홈페이지]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냉방가전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중국 제품들이 간편 설치형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했으며 국내 기업들도 창문형 제품과 고효율 냉난방공조(HVAC)를 앞세워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은 비교적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지만 최근 수년간 이상고온이 반복되면서 냉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국내 가전 기업들이 유럽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유럽 냉방시장 확대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AI 기반 에너지 절감 기능과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에어컨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이 에너지 효율 규제를 강화하면서 고효율 공조 솔루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파세코는 올해 상반기 창문형 에어컨을 프랑스에 수출하며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내기와 실외기가 일체형으로 구성돼 별도 실외기 설치가 필요 없어 유럽 주거환경에 적합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냉방기기 보급률 자체가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동식 에어컨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벽걸이 에어컨과 히트펌프, 시스템에어컨 등 다양한 냉난방 솔루션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가별 주거환경과 소비자 수요에 맞춰 이동식 에어컨과 벽걸이 에어컨, 히트펌프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공조 전시회 'MCE 2026' 참가해 히트펌프 토탈 솔루션과 상업·상업용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LG전자]
해외로 눈을 돌리면 중국 가전업체 TCL은 유럽 내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에어컨 생산 주기를 기존 30~40일에서 10일 수준으로 단축하고 직송 트레일러와 전세 항공편 운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북유럽과 프랑스의 에어컨 판매량은 이전보다 300% 이상 증가했으며 영국·프랑스·독일에서는 이동식 에어컨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카이워스와 하이판얼 등 중국 업체들도 간편 설치형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프랑스에서 출시 일주일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문 설치기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제품과 일체형 에어컨이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동식 에어컨 판매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유럽의 주거환경이 꼽힌다. 실외기 설치에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임대주택의 외관 변경도 쉽지 않아 국내에서 주력인 벽걸이형이나 스탠드형보다 실외기 설치가 필요 없는 이동식·창문형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최근 수년간 폭염이 반복되면서 에어컨 보급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역대급 폭염이 더해지면서 이동식·창문형 등 간편 설치형 제품 수요가 한층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은 "에어컨 판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이동식 소형 에어컨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무역통계(GT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프랑스의 벽·창문형 에어컨 수입 시장에서 중국은 8530만달러(약 1280억) 규모를 기록하며 5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11.8%), 태국(11.2%), 스페인(8.3%)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33위에 머물렀지만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1.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이동식 에어컨 수요 증가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노후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냉난방공조(HVAC) 수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유럽 HVAC 시장은 2025년 364억달러에서 2030년 481억달러(약 7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