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최용선 기자] 6월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유통·식품업계가 하반기 경영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으로 원재료와 물류비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소비심리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자칫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가격 인상보다는 할인 행사와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 멤버십 혜택 강화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5% 상승했고,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도 2.4% 올랐다. 소비자가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는 3.4% 상승하며 고물가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24.7% 폭등한 석유류 여파로 물류비 부담이 증가했고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의 제조원가 부담도 확대됐다. 국제 곡물과 유지류, 커피 등 주요 식품 원재료 가격의 변동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식품기업들의 원가 관리 부담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는 가격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 들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게 높아졌고, 내수 회복세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가격을 올릴 경우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기업들은 수익성과 시장점유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생필품과 먹거리 중심의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초저가 상품과 PB 상품을 강화하는 한편 멤버십 할인, 쿠폰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앞세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식품기업들도 생산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가 절감과 함께 프리미엄 제품 확대, 해외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한편,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유통·식품시장의 최대 변수로 국제유가와 환율, 소비 회복 속도를 꼽는다.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경우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기업들이 과거처럼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할인 행사 확대와 PB 상품 강화,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될수록 소비자들은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는 얼마나 가격을 올리느냐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