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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화 3분기 실적 '안갯속'…호르무즈 변수에 유가·마진 급변

2026-07-15 16:02:33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국제유가 저점 대비 20% 급등
고가 원유 재고 부담 덜며 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러시아 경유 수출 금지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커져
"시장 대응력 높아져 고유가 장기화는 아직 예단 어려워"

오만 무산담 반도 부근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만 무산담 반도 부근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와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 등 지정학적 변수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당초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 시차에 따른 '역래깅' 부담으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우려됐으나, 유가 변동성 확대로 판도가 바뀌며 실적 핵심 변수 될 전망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정유업계의 실적 확대를 점치는 반면, 정유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재개 발표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리스크 확대로 종전 합의 이후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저점 대비 약 20% 급등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1.7% 오른 배럴당 84.73달러를 기록했으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도 전장 대비 1.5% 상승한 배럴당 79.34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이어지며 당분간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정유업계의 하반기 수익성 전망도 달라지고 있다. 당초 업계는 역래깅 현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크게 우려했다. 지난 1분기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 효과(원유 도입 시차 효과)로 호실적을 거뒀지만, 이후 고점에서 비싸게 들여온 원유 재고가 반영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역래깅 부담이 완화되고,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 분기(2조 1622억원) 대비 30.9% 감소한 1조 493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 역시 전 분기(1조 2311억원) 대비 22.3% 감소한 956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2분기의 일시적인 감익 흐름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 2699억 원에서 흑자 전환해 5조 281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 역시 전년(2356억원) 대비 1423.8% 급증한 3조 59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상황이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정유 업종은 재봉쇄 이전부터 이미 제품 공급 부족이 심화된 상태"라며 정제마진 강세와 하반기 이익 가시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년 대비 강세조달 부담보다 제품 마진 확대와 재고 효과가 클 가능성이 있다”며 “원유보다 느린 제품 공급 정상화가 하반기 정제마진과 실적의 하방을 지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정제마진의 강세 지속을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400만 b/d 아래로 감소하는 등 원유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은 높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최근 두 달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19곳을 공격해 러시아 글로벌 정제 능력을 훼손하면서 정제마진을 강세로 이끄는 것도 호재"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세계 2위 경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공세로 에너지 인프라에 타격을 입은 뒤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기대감과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한 석유제품 중 경유 비중이 40.6%로 가장 높아서다.

다만 정유업계는 이러한 낙관론에 대해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역래깅 발생 시점이 늦춰지고 정제마진이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쟁 초기와 같은 극단적인 유가 급등은 나타나기 어려워 실적 개선 효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호르무즈 사태 직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가 종전 기대감으로 최근에는 70달러 선에서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했지만,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시장의 대체 방안들이 마련되면서 충격이 예상보다 완화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더라도 지난 4개월 동안 시장이 충분한 대응력을 갖췄기 때문에 당시와 같은 극단적인 혼란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재봉쇄로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역래깅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트럼프와 이란의 입장 변화에 따라 유가가 등락을 반복했지만, 결과적으로는 2~3월 이후 7월까지 하락 추세를 이어온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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