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중 국내 최대 M&S연구소 신설, 무기체계 성능 사전 검증 국군지휘통제사령부와 '국방 분야 상호운용성 기술교류 협약' 체결 ATLAS와 잠수함용 전투체계 수출 계약 체결해 독일로 역수출 성과 하니웰과 T-50, FA-50용 EFI 구성품 수출 계약 이행, 감사패 받아
LIG넥스원이 개발한 HUD(전방시현장치)를 탑재한 대한민국 공군의 F-15K 전투기가 2020년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민국 공군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방위산업체의 전문화·계열화가 폐지된 뒤 2009년부터 전략 비밀 무기를 제외한 일반무기체계에 대해 업체 주도형 연구 개발이 크게 확대됐다. 즉 업체 스스로 개발 계획 수립, 설계, 시제품 제작, 종합군수지원요소 개발, 규격 작성 등 업무를 주관하여 설계하는 형태로 재편됐다. 이런 이유로 방위산업체는 더욱 높은 수준의 연구 개발 역량을 요구받았다.
이에 따라 체계 종합 역량을 강화하고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대두됐다. 게다가 체계개발 사업 제안 시 과거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주도했던 개념설계, 기본설계, 시제품 성능 검증 및 시험평가능력 확보 등 기술적 능력이 중요한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M&S(Modeling & Simulation) 도구를 기반으로 하는 무기 체계개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또 미래 지속 가능 성장의 동력이 돼줄 신사업 발굴 측면에서도 M&S 기반의 연구 개발 도입을 서둘러야 했다.
2009년에 접어들면서 LIG넥스원은 정부의 방위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 25명으로 발족한 M&S팀을 확대 개편해 M&S연구소를 신설했다. 이 연구소는 민간기업으로서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설립됐으며, 육·해·공군 전 분야를 아우르는 무기체계 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한 연구소이기도 했다. M&S연구소는 철저한 사전 검증과 각 연구 분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연구 개발 능력을 선보인다는 야심찬 각오와 함께 출발했다.
이후 M&S연구소는 체계 설계 외에 검증 능력의 배양을 위해 주요 무기체계 개발의 기본 분석 도구인 효과도분석(MOE)과 체계성능분석(MOP) 도구를 개발했다. 이것은 무기체계를 효과적으로 개발하는 기반이 됐다. 또 다양한 무기체계의 시뮬레이터, 훈련 장비, 시험평가 장비 등을 개발해 복잡한 가상 운용환경을 실시간으로 처리했다.
LIG넥스원 구미하우스 L3동 전경. 사진= LIG D&A
M&S 기반의 자체 연구 개발 프로세스 구축 필요성과 함께 이라크전 이후 상호운용성이 현대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상호운용성은 전쟁 중 사용하는 무기체계를 통합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전쟁 양상이 네트워크 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 위주로 재편되면서 무기체계 간의 효율적인 운용이 강조됐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우리 군의 정보체계는 육·해·공군이 별도로 지휘통제 시스템(C4I)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 C4I는 무기 간 효율적 운용에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가 미군과 전시작전권 회수 문제를 논의하게 되면서 우리 군의 상호운용성 확보가 시급했다.
이에 대한 개발 필요성을 깊이 인식한 LIG넥스원은 2009년 6월, 육·해·공군의 통신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는 국군지휘통제사령부와 ‘국방 분야 상호운용성 기술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국군지휘통신사령부와 LIG넥스원은 국방 상호운용성과 관련된 전문 지식과 국군의 각종 무기체계 개발 경험을 공유하게 됐다.
그해 10월 LIG넥스원과 국군지휘통신사령부는 상호운용성시험소를 건립하는 데 합의했다. 시험소가 건립되면 국군에 새로 도입되는 모든 무기체계는 시험소 인증을 받도록 해 상호운용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외에도 LIG넥스원은 다양한 사업 경험과 실적, 핵심 기술,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미래 ‘국방상호운용성 기술’ 개발의 중추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한편 외국 신무기 도입 시 한국군 무기체계와 상호운용성을 맞추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방위산업체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축적, 제품 개발, 수출 촉진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또 제품 경쟁력 뿐 아니라 정치·외교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는 강력한 국가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다.
높아진 국가 위상에 힘입어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LIG넥스원은 세계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 등과는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고, 미국 등 선진국과는 품질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실제 수출이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선진 업체와의 협업 및 절충교역을 통한 수출 확대, 잠재시장 확보에도 힘썼다. 마케팅 전략이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EFI 전자계통 기기를 탑재한 대한민국 공군의 FA-50 경공격기가 2016년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한반도 상공을 기념비행 하고 있다. 사진= 대한민국 공군
LIG넥스원은 2004년 11월 독일 아틀라스(ATLAS)와 잠수함(KSS-II)용 전투체게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장비는 수중과 해상에서 벌어지는 동시다발적인 전투상황 정보를 종합해 효율적인 전투지휘와 무장 통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잠수함의 핵심 무기체계다. 이 계약은 LIG넥스원이 아틀라스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조립 생산 및 시험을 한 후 다시 역수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전투체계 장비의 조립·생산뿐 아니라 잠수함 설게 및 건조 능력과 선진 노하우 습득을 위해 연구원을 파견, 첨단 기술 이전 교육을 진행했다. 이 수출을 계기로 LIG넥스원은 향후 수상함 및 잠수함 전투체계를 독자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관련해 항공기용 전자장비도 수출의 활로를 찾았다. LIG넥스원은 2004년, 전투기 F-15 구매계약 때 록웰콜린스(Rockwell Collins)와 절충교역으로 F-15 HUD(Head Up Display, 전방시현장치)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자체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납기 및 품질 조건을 준수했고, 이를 토대로 수출계약 체결을 지속적으로 성사시켰다. F-15 HUD의 총 누적 물량은 무려 수 백 억 원에 이르렀다.
이와 병행해서 2006년부터 10여 년 간 100억 원 규모의 T-50(고등훈련기) 및 FA-50(경공격기)에 탑재되는 EFI(Electronic Flight Instrument, 전자식 비행 계기 계통) 구성품을 수출했다. 2015년에는 미국 전자통신시스템 장비업체인 하니웰(Honeywell)로부터 절충교역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에 대한 감사패도 수여 받았다.
LIG넥스원은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인 절충교역으로 선진 업체와의 성공적인 협업을 통한 기업신뢰도 제고는 물론 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자료: 나라지키기 40년 LIG넥스원>
<용어설명>
O M&S(Modeling & Simulation) : 무기체계 개발에 앞서 실전과 유사한 가상전투를 구현해 무기체계의 모든 기능과 성능을 사전 검증하는 연구 분야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