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IT·전자

SK하이닉스, 5년간 보상체계 손질...성과급 갈등에서 위기 분담까지

2026-08-23 09:00:00

성과급 재원 ‘영업익 10%’ 유지하면서 지급 방식 변경…주식 60%·적자 시 임금 3% 이내 이연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의 60%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보상체계에 잠정 합의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회사 실적과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면서 성과급을 현금으로만 지급하는 대신 주식으로 나눠 구성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장기 성장에 맞추겠다는 취지다.

또한 적자가 발생하면 임금 일부를 이연하는 방안까지 합의하면서 호황기에는 성과를, 불황기에는 부담을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마련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둘러싼 갈등 이후 성과급 재원을 명확히 하고 반도체 불황 때는 임금 지급을 유예했던 노사 경험이 올해 새로운 보상체계로 이어진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인상률 6.3%와 함께 성과급 지급 방식, 적자 발생 시 위기 대응 방안 등을 담은 단체교섭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전체 성과급의 60%가 주식으로 지급된다.

당해 지급분은 현금 40%와 주식 40%로 구성하고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주식 10%씩 지급한다. 다만 직원이 원할 경우 주식 비중을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선택권도 부여했다. 주식 수 산정 과정에서는 연간 잠정 실적 공시일과 성과급 현금 지급일, 주식 지급일 등 세 시점의 종가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한 것은 2021년이다. 당시 회사가 2020년 연간 영업이익 5조12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기본급의 4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졌다. 특히 성과급 산정에 활용하던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이 구성원 입장에서 구체적인 산정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결국 노사는 기존 EVA 방식 대신 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는 데 합의했다. 회사의 공시 실적과 성과급 재원을 직접 연동해 구성원들이 성과급 규모를 보다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후 ‘영업이익 10%’는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의 기본적인 재원 산정 공식으로 유지됐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논의는 2023년에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메모리 업황 악화로 회사가 연간 7조730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노사는 임금 인상률 4.5%를 적용하되 해당 인상분의 지급을 유예했다. 업황이 회복된 뒤에는 이연했던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위기 부담을 나눴다.

당시 경험은 올해 합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제도로 이어졌다. 노사는 회사가 적자를 낼 경우 고용안정 대책 등을 전제로 임금을 3% 이내에서 이연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회사가 이연된 임금을 회복한다. 과거 불황기에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임금 이연을 앞으로 적자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원칙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은 유지하되 이번에는 지급 방식을 주식 중심으로 바꾼 셈이다. 영업이익의 10%라는 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은 유지하고 지급 수단을 현금과 주식으로 나눠 구성원이 회사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변화에도 직접 이해관계를 갖도록 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중심으로 AI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고 주가 역시 크게 상승했다. 회사의 성과가 커지는 만큼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식 보상을 통해 구성원이 기업가치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주식 지급분 가운데 일부를 1~2년 뒤로 이연한 점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기업가치에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맞추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회사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수록 구성원이 받는 보상의 가치도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구성원 입장에서는 현금 성과급보다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세 시점 가운데 가장 낮은 종가를 적용하는 방식 등 보완책도 함께 마련했다.

성과가 좋을 때만 나누는 구조도 바꿨다. 노사는 회사가 적자를 낼 경우 임금 일부를 이연해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경영 정상화 이후 이를 회복하는 원칙을 합의했다. 성과를 배분하는 제도와 위기 때 부담을 나누는 제도를 하나의 노사 보상체계 안에 담은 것이다.

사회공헌도 성과급 제도에 연계했다. 구성원이 성과급 일부를 자율적으로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출연하는 1대1 매칭 방식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회사의 성과를 구성원과 주주뿐 아니라 사회와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노사가 외부의 중재나 제도에 기대지 않고 해결방안을 스스로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구성원과 주주가치, 미래 투자,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고려해 지속가능한 노사 상생 모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리스트바로가기

헤드라인

빅데이터 라이프

재계뉴스

상단으로 이동